김명수 대법원장 (사진=이한형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박근혜정부 청와대와 재판을 거래 수단으로 삼았다는 등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연루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추가 조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대법원장은 29일 출근길에 관련 의혹을 묻는 취재진에게 "어떤 하나의 대책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 아니다"며 "모든 것은 열려 있다는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특별조사단에서 최종적으로 정리한 보고서를 제출한다고 돼 있다"며 "보고서 내용과 지금 여론에도 나오는 조사단 의견에 대한 반대 부분까지 모두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사법부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국민 비판 여론에 대해서는 "저도 뼛속 깊이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드린다"며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는 조치와 제가 하려는 사법개혁 방향에 맞는 대책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개혁 방안이나 후속 조치 시기에 대해서는 특정 날짜와 시간을 약속할 수 없다는 점에 이해를 구하며 신중하게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앞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25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의 성향·동향을 파악한 정황을 확인했다.
또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주요 재판을 청와대와 거래 수단으로 활용한 정황이 담긴 문건도 공개했다.
다만 특조단은 의혹에 연루된 양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에게 범죄 혐의가 뚜렷하게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형사상 조치를 취하지는 않기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법원 안팎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 조사가 미흡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가 조사나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편 특별조사단장인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세월호 관련 자료 등 일부 공개하지 않은 문건에 대해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계되는 것은 모든 것을 그대로 다 공개했다"며 "그에 대해서는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사한 문건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이나 정상 업무 내용 등으로 구분했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서는 모두 공개했다는 취지다.
세월호 관련 문건은 당시 참사 규모로 볼 때 관할인 목포지원에서 감당할 수 없어 광주지법이나 인천지법에서 하는 방안을 검토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안 특조단장은 자료를 모두 공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공적 기관에 있는 사람으로서 사생활 비밀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고 공적인 업무 수행, 업무 수행상 비밀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사법행정권 남용이 안 되는 부분을 함부로 공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정책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