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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종전선언 관심… 문대통령 '촉진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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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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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속도전 강조… 북미 간 합의 중재역 계속할 듯
전적으로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연동… 속도조절론도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의 시선이 북미정상회담을 넘어 남북미 정상회담과 종전선언까지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의 요청을 받아 구원등판을 한 문 대통령이 꺼져가던 북미정상회담 불씨를 살려놓은 데 이어 북미 양측이 적극적 자세로 정상회담 준비에 임하고 있어 문 대통령 역시 종전선언 구상에 탄력을 붙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판문점선언'의 후속조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 왔다.

지난달 3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이제 그야말로 시작을 했을 뿐"이라며 선언 자체에 머무르지 말고 그 구체적 이행에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종전선언은 판문점선언의 핵심내용 중 하나다.

선언에는 '남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라는 대목이 있다.

종전선언 시점을 '올해'라고 못 박은 것에는 문 대통령의 '속도전'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던 북미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를 놓고 회담의 개최 가능성에 급속도로 무게가 쏠리기 시작하면서 문 대통령의 이러한 구상도 힘을 받는 분위기다.

당장 북미 간에 활발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미국 정부는 27일(현지시각) 북미정상회담 논의를 위한 북미 실무회담이 판문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판문점에서는 비핵화 등 의제 부분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의전·경호·보안과 같은 실행계획 부분은 주중 싱가포르에서 북미 양측이 만나 다룰 것으로 알려져 '투트랙' 실무회담이 진행되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주 북미 정상을 잇달아 만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와 미국의 북한 체제안전 보장 의사를 확인한 만큼 잠시 혼란을 맞았다가 제 궤도로 올라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은 조금씩 커지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27일 춘추관에서 김 위원장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설명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조금씩 크게 점치기 시작하는 상황과 맞물려서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말처럼 종전선언 추진 의지와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핵화와 평화협정, 북미수교 등이 이뤄질 북핵 해결 프로세스의 종착역에 이르는 데 필요한 동력을 남북미 3자 종전선언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완전한 비핵화'를 하고서도 체제안전 보장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북한에 3자 종전선언은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이 이뤄질 때까지 한시적 안전보장 조치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올해 안에 종전선언을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지닌 문 대통령으로서는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나 북미정상회담 장애물을 걷어낸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과도 직·간접적인 다양한 채널로 소통하며 적극적인 중재역할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미 지난주 한미정상회담에서 판문점선언을 통해 남북이 합의한 종전선언을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국이 함께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바도 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중재역할에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가 감지된다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가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남북미 정상회담까지 한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러한 관측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종전선언도 당장 눈앞에 닥쳐 있는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게 명백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8일 기자들을 만나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종전선언 성사 여부와 관련해 "북미정상회담 성과에 연동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도 다음 달 12일 (남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이제 막 (북미 간) 협상을 시작한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해 속도 조절에 나선 듯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 역시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하는 듯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7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유럽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갈 확률이 있느냐는 물음에 "남북 종전선언까지 진도가 안 나갈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총리는 "문 대통령도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한 뒤의 수순을 별도의 단계로 본다"며 "지금 한꺼번에 논의하는 것은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이 총리가 매주 월요일 정례 오찬을 하면서 국정 기조와 디테일을 긴밀히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볍게 넘겨들을 수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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