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2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7일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에 외교참사에 이를 정도로 무시를 당한 문재인 대통령을 구해주기 위한 김정은의 배려"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여의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새로운 내용이나 논의에 진전은 전혀 없었고, 미국의 강경입장에 직면한 남북정상의 당혹감만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 대표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모호한 표현 반복 외에는 북핵폐기와 관련된 내용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남북정상이 감상적인 겉모습만으로 냉혹한 한반도의 현실을 덮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북한이 다급하게 남북회담에 나선 것은 북핵폐기에 대한 미국의 단호한 의지와 중국의 압박 때문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결국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만이 북핵을 폐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입장에서 보면 문 대통령이 미국에 갔을 때 미국에서 보인 외교적인 결례는 외교참사 수준"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에게 한 이야기와 김정은의 말이 왜 다르냐'고 추궁했다고 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진실의 순간이 곧 드러날 것"이라며 "완전하고 영구적인 북핵폐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이밖에 북미 불가침 조약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이 노리는 것은 미국의 선제공격을 막고, 주한미군 철수를 통해 한반도에 힘의 공백 상태를 초래하는 것"이라며 "북핵폐기가 전제되지 않으면 북미 불가침 조약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지지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결의안'과 관련해서는 "북핵폐기 결의안이 되는 게 맞다"라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조미 정상회담'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는 "실수일 것이다. 안그러면 그게 본심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앞서 열린 강연재 서울 노원병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어제 갑자기 문 대통령이 쇼를 시작했다"며 "30년 이상 내려온 북핵 문제를 한바탕 쇼로 정리하려고 하는 것은 오로지 지방선거용"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