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전격적으로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연 것은 북미 정상회담 무산 소식이 알려진 지난 24일(한국시간) 밤 직후부터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밤 "북한이 극단적인 분노와 공개된 적의를 보이고 있어 6월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열수 없다"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냈고, 문 대통령은 1시간도 안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지금의 소통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상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정상간'이란 북미간 직접 대화로 해석됐지만, 결과적으로 추가 남북 정상회담 추진도 이때부터 이미 마음속에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열린 2차 남북 정상회담에 서훈 국정원장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참석한 것이 확인된 만큼, 남북 정상 핫라인 통화보다는 서훈-김영철 라인이 가동된 것으로 보인다.
또 문 대통령이 그간 사용했던 대통령 전용 의전차량이 아닌 다른 차량을 사용한 것으로 미뤄볼 때, 청와대 내부에서도 극소수만 정상회담 추진을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정도로 극비리에 정상회담이 추진된 것으로 해석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역시 기자들에게 "저도 내용을 전해 듣기만 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하루만에 입장을 바꿔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피력한 것도 2차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한국측으로부터 전해들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전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27일 오전 10시 문 대통령이 직접 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북미 양국의 날선 신경전이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2차 정상회담에서는 지난 22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비핵화 방식과 시기,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에 대한 미국의 입장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