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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과 구실로 범벅된 각종 통지문"…남북간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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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사진=자료사진)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 연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유감 표명과 회담 촉구를 파렴치하다고 일축하면서 올해 초부터 순항해온 남북관계에 난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남북한 정상들이 판문점에서 만나 두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며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 지 채 한 달도 안된 시점이어서 청와대와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는 이날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남북 고위급 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북한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결정한 상태여서 충격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17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일문일답 형식을 빌려 우리 정부에 대해 "필요한 수습대책을 세울 대신 터무니없는 '유감'과 '촉구' 따위나 운운하면서 상식 이하로 놀아대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런데 비록 '맥스 선더' 한미연합공중훈련에 F-22 스텔스 전투기가 동원되는 등 북한을 자극할만한 요소가 있었지만 대남 비난 수위가 너무 높다.

리선권 위원장은 청와대와 통일부, 국정원, 국방부를 일일이 거명하면서 '철면피'와 '파렴치', '양푼밑바닥' 등의 표현으로 맹비난했다.

북한은 또 김정은 체제를 적나라하게 비판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기자회견이나 일부 탈북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 강행도 문제 삼고 있지만 우리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은 북한 당국도 모르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정상회담 이후 후속조치나 북미정상회담 중재를 위한 남북간 물밑접촉에서 공개되지 않은 심각한 갈등이 빚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남북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와관련해 리선권 위원장의 답변 내용 중 그동안 우리 정부가 공개하지 않았던 내용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그는 "남조선 당국은 우리의 통지문을 받은 그 시각부터 변명과 구실로 범벅된 각종 명목의 통지문들을 뻔질나게 들여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가 남북고위급회담 연기에 대한 유감과 재개를 촉구하는 통지문 외에 다른 통지문도 여러 번 보냈다는 설명이다.

이에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16일에 고위급회담 개최를 촉구하는 통지문을 보낸 것 외에 다른 통지문이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선권 위원장이 '각종 통지문'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미뤄 언론에 공개한 것 외에도 고위급회담 무산 이후 여러 통지문이 판문점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더 커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일단 정부는 리선권 위원장의 '답변' 내용을 분석하며 다시 대응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남북정상간 핫라인 첫 통화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분간은 냉각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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