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 전경 (사진=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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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최근 완공한 충남 서산의 자율주행시험장을 '신기술 테스트 베드(시험장)'로 활용해 미래차 기술을 선도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5일 서산자율주행시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래차의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 독자센서'를 2020년까지 모두 개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현재 부품매출 대비 7% 수준인 연구개발 투자비를 2021년까지 10%로 늘리기로 했다.투자비 가운데 50%는 자율주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ICT(정보통신기술) 등의 분야에 투입해 관련 연구개발 인력 및 인프라 확대, 해외 전문 업체와 기술 제휴 등을 추진한다.
현대모비스 ICT연구소장 양승욱 부사장은 "자율주행 연구개발 인력을 현재 600여명에서 2021년까지 1천명 이상으로 늘리고, 글로벌 테스트를 하는 도심 자율주행차 '엠 빌리'(M.Billy)도 현재 3대에서 내년 20대로 대폭 확대하는 등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의 유명 레이더 개발 전문 업체 두 곳과 제휴를 통해 레이더를 개발하는 등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 내 첨단시험로에서 연구원이 시험차량을 운전하며 레이더 센서가 측정한 값과 실제 사물의 위치 값을 실시간으로 대조, 분석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독일 전문업체와 제휴, "고성능·보급형 레이더 개발…내년 양산"현대모비스가 독자 레이더 개발을 위해 제휴를 맺은 독일 업체는 'SMS사'와 'ASTYX사'다. 이 두 회사는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업체와 공동으로 레이더를 개발하는 등 최고 수준의 설계 능력을 보유한 레이더 개발 전문 업체다.
현대모비스는 이들 업체와 함께 올해말까지 차량 외부 360°를 전부 감지할 수 있는 '레벨3(부분 자율주행)' 자율주행차용 레이더 5개를 개발해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SMS와는 전방 보급형 및 각 모서리에 장착되는 측방 보급형 레이더를, ASTYX와는 전방 고성능 레이더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또 레이더의 표적 식별 능력을 높이기 위해 서울대와 진행하고 있는 공동 연구를 올 하반기에 마무리한다.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 내 구현된 가상도시에서 자율주행시험차량인 M.BILLY가 신호등의 신호를 받아 스스로 좌회전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센서의 성능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서산주행시험장 내 센서를 시험할 수 있는 전문 시험로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또 독자 센서를 적용한 ADAS(운전자 지원 기술)를 종합 시험하는 한편, 자율주행 시험 차량인 M.Billy에도 순차적으로 장착, 실제 도로를 달리며 성능과 안전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개발 중인 레이더가 글로벌 경쟁사들의 레이더와 비교해 해상도가 높아 표적 식별 능력이 우수하고, 2개의 칩을 하나로 통합해 원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그레고리 바라토프 상무는 "보급형과 고성능 레이더는 올해 안에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양산에 돌입한다"며 "카메라와 라이더 개발을 위해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전문 업체와 기술제휴와 M&A 등의 다양한 방안으로 협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바라토프 상무는 또 "독자개발 센서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자율주행 센서와 시스템 등의 공급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센서시장 급성장, 2021년 208억 달러 규모…"인공지능·딥러닝 활용 센서기술 대약진"자율주행의 3대 핵심기술은 '인지', '판단', '제어'다. 차 스스로 차량 내외부의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해 제동과 조향 등을 제어하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판단과 제어 분야에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현대모비스는 레벨2(운전자 주행지원)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술을 이미 양산했고, 레벨3(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2020년까지 확보, 2022년 양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가 센서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인지, 판단, 제어의 3대 핵심기술을 모두 확보해야만 자율주행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인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시장에서 센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60%에 육박하는 등 센서 시장의 급속한 성장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레터지 어넬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자율주행 센서 시장이 2016년 74억 달러에서 2021년 208억 달러로 연평균 23%씩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ADAS 시장 전체 규모가 37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센서의 부가가치가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센서 분야의 대약진을 위해 'AI(인공지능) 딥러닝(Deep Learning)' 등의 신기술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DAS설계실장 황재호 이사는 "외부 주행 환경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정확하게 읽어내는 센서 개발은 미래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는 자동차 업계의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최근 딥러닝을 이용한 식별 기술 고도화 등 센서 시장의 주도권을 뒤바꿀만한 혁신적인 개발 방법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해 현대모비스 센서 기술을 '퀀텀 점프(대약진)'시키겠다"고 말했다.
◇ 세계 최고 수준 서산자율주행시험장 첫 공개…국내 유일 레이더 시험로 갖춰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시대를 본격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3천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6월 서산주행시험장을 완공, 본격 가동중이다. 서산주행시험장은 자율주행과 직접 관련된 시험을 하는 첨단시험로와 레이더시험로를 비롯한 14개의 시험로를 갖추고 있다. 총 면적이 여의도의 절반 크기인 112만m²(약 34만평)의 서산주행시험장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의 시험장 중 최고 수준의 규모와 시설을 자랑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부터 가동률과 시험차량 대수를 꾸준히 늘리며 핵심부품 성능과 내구성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독자 센서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이를 적용한 ADAS 기술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첨단시험로 및 레이더시험로에서 시험을 반복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고정밀 지도와 DGPS 시스템을 활용해 범용로와 첨단시험로,고속주회로의 차선 좌표를 미리 확보, 센서 상 정보와 실제 사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대조해 가며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레이더 시험로는 총 길이 250m, 레이더의 신뢰도와 성능을 높이는 시험이 반복적으로 진행중이다. 이 곳에서는 정 중앙에 레이더 센서를 장착한 차량을 위치시키고 5m 단위로 TCR이라고 불리는 규격화된 반사판을 대 탐지성능을 측정하고 있다. 이 때 측정하는 항목은 탐지 거리와 각도, 분해능과 정확도 등이다. 분해능은 두 개의 물체가 몇 미터 정도 떨어져야 각기 다른 물체로 인식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서산자율주행시험장내 첨단시험로는 국토교통부가 올 연말을 목표로 경기도 화성에 구축 중인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시험장) 'K-City'보다 빠른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첨단시험로는 가상도시 내에 차량과 도로 인프라 간 통신 기지국, 버스 승강장, 원형 교차로, 신호등, 자율주차 평가장 등을 만들어 실 도로 환경에서의 센서 성능을 검증하는 곳이다.도심 환경에서 자율주행차의 인지, 판단, 제어를 종합적으로 시험해 자율주행기술의 신뢰도와 성능을 높인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센서 자체의 성능 시험과 함께 센서를 적용한 각각의 ADAS 기술이 제대로 기능하는지도 반복 검증하고 있다. 또 센서의 정보를 받아 실제로 움직이는 조향장치, 제동장치, 현가장치 등 제어부품에 대한 시험도 강화했다.
현대모비스 이우식 ICT시험개발실장은 "시험개발은 부품의 신뢰성을 보장하고, 설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과정"이라며 "각각의 단위 부품에 대한 시험 평가를 강화하고 이를 시스템 단위로 확장해 최적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