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박종민 기자)
"자신감으로 성공할 수 있는 무대는 아닌 것 같아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손흥민(25, 토트넘 핫스퍼)의 첫 번째 월드컵이자, 눈물의 월드컵이었다. 1무2패라는 초라한 성적표. 벨기에와 마지막 3차전이 끝난 뒤 손흥민은 말 그대로 펑펑 울었다.
4년이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손흥민도 달라졌다. 4년 전 자신감만 가득했던 어린 손흥민이었지만, 이제는 한층 성숙해졌다.
손흥민은 15일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아디다스와 후원 계약을 체결한 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나간 사람으로서, 처음에는 기대와 자신감이었다면 이번 월드컵은 조금 조심스럽고 걱정이 앞서는 것 같다"면서 "항상 말한 것처럼 최약체라 생각하고, 그만큼 잘 준비해야 한다. 월드컵을 뛰어 본 결과 자신감으로 성공할 수 있는 무대는 아닌 것 같다. 정말 잘 준비해야 하고, 많은 선수들이 그런 것을 잘 인지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손흥민은 세계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떠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옮겼고,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손흥민은 "아직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참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훈련을 하고 경기에 나서야겠지만, 선수적인 부분에서는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다만 그 때는 어린 나이에 자신감이 꽉 차있던 선수였고, 지금은 그 때보다 경험이 많이 쌓였다. 대표팀 선수들도 많이 어려졌다"고 말했다.
4년 전 흘린 눈물. 항상 웃는 손흥민이지만, 그만큼 억울했다. 지는 게 싫었다. 또 국가대표로서 창피했다. 그렇기에 이번 월드컵은 웃으면서 마치겠다는 각오다.
손흥민은 "경기할 때 항상 웃고 싶다. 어떤 일이 벌어져도 웃으려고 노력한다"면서 "유일하게 우는 게 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대표팀에서 눈물을 많이 보인 것 같다. 그런 눈물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창피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내가 웃는 사진을 보고, 국민들이 '나도 저 사람처럼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결과를 낼 수 있다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