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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직원들 군사 프로젝트에 항거하며 사표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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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차이 CEO에 항의 서한 직원 4천여명 참여…구글, 내부 토론서 회사입장 옹호

 

NOCUTBIZ
구글이 미국 국방부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드러나 이를 반대하는 내부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최근 12명의 직원들이 이에 항의하며 사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출범한 프로젝트 메이븐에 비밀리에 참여한 구글이 자사 인공지능(AI)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지난 3월 처음 보도한 IT 매체 기즈모도는 14일(현지시간) 군사 작전에 사용되는 미군의 무인기(UAV)에 구글의 AI 기술이 사용되는 것이 비윤리적이며 정치적 이해에 활용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해온 일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 구글 AI 군사용 제공에 내부 직원 집단 반발…항의서한에 사표까지

미군은 이라크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방대한 분량의 영상을 기계학습과 AI를 활용해 정밀하게 분석하고 분류하는데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

구글은 올해 초 이같은 사실에 대해 내부 직원들과 언론이 해명을 요구하자 대변인 성명을 통해 "구글은 이 프로젝트에 미분류 데이터에 대한 객체 인식을 지원할 수 있는 오픈 소스 텐서플로우 API를 파일럿(일시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이 기술은 특정 사람 이미지를 구분하기 위한 것일뿐 (군사)공격용으로 사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반발한 구글 직원 천 여명이 직접 서명한 항의 서한을 순다 피차이 구글 CEO에게 보내는 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직원들은 서한에서 "군사용 무인기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인 프로젝트 메이븐에 구글이 참여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전쟁 비즈니스'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구글은 펜타곤과의 계약을 즉각 취소하고 구글이 전쟁과 관련된 기술을 구축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정책을 마련해 공개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비공격적인 목적으로 범위가 구체적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구글의 해명에 대해서도 "다양한 감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군사용 이미지 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 자체만으로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소식통은 국방부의 AI 및 데이터 분야 예산인 74억달러의 예산 일부가 프로젝트 메이븐에 투입됐으며 이슬람국가(IS)와의 전투에 실제 사용됐다고 전했다.

◇ 국방부 전 세계 수집 영상 데이터 분석에 사용…"잠재적 위험 경고"

이 항의 서한에는 3천여명의 직원들이 추가로 이름을 올려 규모는 4천여명에 달한다. 현재 구글의 전 세계 임직원 수는 7만 4천여명으로 이중 인공지능 분야 훈련을 받은 관계 임직원은 2만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을 떠난 직원들은 시시비비가 필요한 비즈니스에 대해 임원진의 의사결정 투명성이 추락했다며 과거보다 직원들의 비판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전통적으로 직원들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결정과정에 도전하고 토론하도록 장려하는 공개된 문화를 갖고 있다고 홍보해왔다. 구글은 "AI(기계학습)을 군사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타당하다"면서도 "우리는 기계학습 기술의 개발과 사용에 관한 정책과 안전장치를 계속해서 개발하면서 이처럼 중요한 주제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구글은 논란이 발생한 이후 프로젝트 메이븐 참여에 대한 내부 임직원 토론회를 여러차례 진행했지만 사측은 프로젝트 사업을 적극 옹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구글 더 이상 직원들 의견에 귀 안기울여" 사표 항거

직원들은 회사의 리더십이 더 이상 직원들의 관심사에 귀기울이지 않는데 절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표를 낸 한 구글 직원은 "지난 두 달 동안, 구글이 직원들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다가서거나 귀기울이지 않는 등 응답방식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구글은 요지부동이다. 프로젝트 메이븐에 대한 옹호적인 입장을 낸 것도 현재 진행중인 미 국방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기업 공동 방어 인프라(JEDI·Joint Enterprise Defense Infrastructure)'의 주요 입찰 사업자 중 한 곳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 국방부는 이 사업에 10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또다른 문제는 구글이 '오픈 소스 텐서플로우 API'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힌 점이다. 이는 구글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아도 군사용으로 이 기술이 얼마든지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는 늬앙스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사표를 낸 한 직원은 "현 상황을 알면서 다른 사람에게 구글에 입사하라고 권유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구글을 권유할 수 없다면 내가 왜 있어야 하는가"라고 말했고, 사표를 낸 또다른 직원도 구글의 해명을 비판하면서 "실천은 말보다 크다. 나의 신조이기도 하다"며 "나는 회사 내부에 나의 우려를 전달하는 것이 행복하지 않았다. 내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실천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및 클라우드 경쟁업체들과 마찬가지로 B2C와 B2B에 이어 막대한 예산을 집행하는 정부기관으로 B2G 시장을 넓히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카이스트가 군사용 AI 개발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자 세계 29개국 57명의 연구자들이 공동대응에 나서며 반발하는 등 첨단기술의 비인륜적 군사무기화에 반대하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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