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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을 넘어서…'임을 위한 행진곡'은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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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만나 치유하는 5.18 그리고 1980년대의 아픔

지난달 18일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채희, 김꽃비, 박기복 감독, 전수현, 김효명.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1980년 광주의 5월이 스크린 위에서 되살아난다.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의 시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엄마 명희(김부선 분)와 그런 명희를 이해하지 못하는 딸 희수(김꽃비 분)가 과거의 진실을 마주하며 서로 아픔을 치유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메가폰을 잡은 박기복 감독은 1980년 5월의 광주를 넘어 현재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비극이 여전히 유효하며 그렇기에 우리 모두가 그 상처를 돌아봐야 하는 현실을 이야기한다.

박기복 감독은 1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만들었다. 한정된 시공간을 넘어 열린 시공간으로 나아가 80년대의 거대한 담론을 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그러려면 영호남이 함께 하는 영화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철수(전수현 분), 철우(김효명 분) 형제를 경상도 사투리를 쓰도록 했다. 영호남 지역 갈등을 뛰어넘는 화합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들이 국가 권력에 의해 희생되어야 했던 1980년대 전반을 되짚어 나간다. 부마항쟁부터 5.18 광주 민주화 운동까지, 역사는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다. 이를 전하기 위해 박기복 감독은 영화 속 1980년대의 키워드를 '의문사'로 설정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임에도 1989년 조선대학생 고(故) 이철규 열사의 의문사 사건을 모티브로 가져온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박기복 감독은 "민주화 항쟁은 어느 날 갑자기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980년 5월에 머물지 않고 큰 틀에서 1980년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 시대는 민주화를 위해 희생된 광기의 시대이자 우리에게 사라진 시간이다. 1980년대에 그렇게 사라진 사람들, 모두를 가리키는 시대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주연 배우 김꽃비는 그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뤘던 영화들에 대해 언급하며 '왜'라는 질문에 답했다.

그는 "5.18 소재 영화가 이게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왜 또 나오느냐. 지겹다'는 반응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이자 현재진행형인 역사다. 우리가 이것을 잊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고 자신의 굳은 의지를 전했다.

광주가 고향인 전수현에게 이번 영화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에게는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왜곡돼왔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역사가 다시 바로 잡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법대생 철수 역의 전수현은 "내가 원래 전라도 광주 출신이고, 외할아버지가 5.18 국립묘지에 안치돼 계신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공부를 했었다"면서 "그런데 서울에 올라와서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이 역사적 사건에 대해 잘 몰랐고, 그 때 참 가슴이 아팠다. 아직도 5.18에 대해 잘못된 인식된 가진 분들도 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알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밖에 영화에 참여한 젊은 배우들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새롭게 알아가거나, 다시 한 번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철우 역의 배우 김효명은 "나 역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잘 알지 못했었고, 아직 많은 분들이 그러리라 생각한다. 이 영화에 참여해 철우 역을 연기하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젊은 세대들이 5.18 광주를 제대로 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린 명희 역의 김채희 또한 "태어나기 전의 일이라 책이나 사진 등으로 본 게 전부였다.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공감은 크게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영화에 들어가면서 영상 자료를 다 찾아봤고, 민주 묘지에도 찾아갔었다. 묘지 하나 하나의 사연을 들었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닌, 정말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였다는 걸 깨닫고 더 공감이 갔다"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접근한 방법을 밝혔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38주기를 앞둔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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