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네이버파트너스퀘어에서 열린 네이버 뉴스 및 댓글 개선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사가 편집하는 뉴스판을 신설하고 구글식 아웃링크 도입 추진 등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뉴스 편집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도 제외하기로 했다. 네이버 첫 화면에 과도하게 시선이 집중되는 현상을 개선하려는 조치다. 뉴스 편집 전권은 이제 언론사에 돌아간다.
네이버는 9일 오전 서울 역삼동 파트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뉴스 서비스 개선안을 밝혔다.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는 더 이상 뉴스 편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제 언론사가 직접 뉴스를 편집하고 네이버는 해당 광고 수익과 독자 데이터를 언론에 제공한다. 적용 시점은 3분기 이내로 잡았다.
이에 올 3분기 이후부터는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완전 제외하고 구글처럼 '검색' 중심의 첫 화면이 제공된다.
대신 언론사들이 직접 편집한 뉴스가 노출되는 <뉴스판(가칭>을 신설한다. 첫 화면에서 옆으로 한 번 밀면 나오는 두 번째 페이지에 배치된다. 사용자가 <뉴스판>에 배치되는 언론사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뉴스판>에서 나오는 광고 이익 전액은 언론사에 돌아간다.
이용자 개인 관심사에 초점을 둔 뉴스를 제공하는 <뉴스피드판(가칭)>도 새로 만든다. 인공지능(AI) 추천 기술인 에어스(AiRS)를 적용, 이달 안에 AI 헤드라인 추천 등의 테스트를 진행, AI 추천 품질을 향상할 계획이다.
AI 기반 뉴스 편집은 언론사의 기본 뉴스 편집과 별개다. 구글도 AI 뉴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네이버는 회사 경쟁적, 실험적인 차원에서도 AI를 통한 기사 배열 실험은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열린 '네이버 뉴스 및 뉴스 댓글 서비스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개선안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한 대표는 "네이버는 이용자 3000만 명에게 동일한 뉴스와 실검을 제공하면서 원하는 정보를 찾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같은 정보를 제공하기에는 이용자 범위가 커졌다"면서 "고민이 많았고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여러 문제를 내려놓지 않으면 네이버의 발전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뉴스와 댓글 서비스로 수익을 내고 있는 플랫폼·콘텐츠 사업자로서 이번 결정은 다소 '파격적'이라는 분석이다.
한 대표는 "그간 뉴스·댓글 공간을 운영해 온 플랫폼 사업자로서 현재의 뉴스 댓글 논란에 대한 구조적인 해결에 중점을 뒀다"면서 특히 "네이버 첫 화면 최상단에 배열된 소수의 기사에 3000만 명의 시선이 집중되는 구조 재편에 나섰다"며 이번 개편 의미를 밝혔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첫 화면에서 빼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제 뉴스 편집과 댓글 정책의 전권은 언론사의 몫이 됐다. 네이버는 언론사들이 해결책으로 제안한 "아웃링크 도입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것이다.
한 대표는 "아웃링크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전재료 바탕의 비즈니스 계약, 아웃링크 도입에 대한 언론사들이 엇갈리는 의견 등으로 일괄적인 아웃링크 도입은 어렵지만, 언론사와의 개별 협의를 통해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까지 네이버는 제휴 언론사 70곳에 아웃링크 찬반 의견을 받았다. 이 가운데 절반은 '유보'를, 단 한 곳만이 아웃링크에 찬성, 나머지는 모두 '반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네이버는 전했다.
아웃링크 전환 시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사용자 불편'이다. 앞서 PC 네이버 첫 화면의 아웃링크 뉴스 서비스였던 '뉴스캐스트' 당시 낚시성 뉴스, 선정적 광고, 악성코드 감염 등의 역기능으로 많은 불편과 불만을 낳았다. 사실 언론사 자체 보안과 시스템 문제지만 플랫폼을 제공한 네이버로 모든 비난이 집중됐다.
네이버는 "아웃링크로 전환하지 않더라도 이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사용자 보호를 위한 글로벌 수준의 아웃링크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댓글 배열 역시 개별 언론사가 결정한다. 자사 기사에 대한 댓글 허용 여부부터 최신순·공감순 정렬방식을 각사의 방침에 따라 노출된다.
이외에도 댓글 어뷰징 방지를 위한 ▲ 소셜계정 댓글 작성 제한 ▲동일 전화번호로 가입된 계정을 통합한 댓글 작성 제한 ▲ 반복성 댓글 제한 ▲ 비행기 모드를 통한 IP 변경 방식에 대한 통신사에 협조 요청 등의 대책도 내놨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와 관련한 정책도 마련했다. 정치 선거 기사 댓글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해 시스템 개편 전에는 임시로 정치·선거 기사에 대해는 뉴스 댓글 정렬을 '최신순'으로만 정렬하고, 사용자가 댓글을 클릭했을 때만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이번 뉴스·댓글 서비스 개편으로 당장 수익이 감소할 수는 있지만, 공간과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로 물러나 네이버 본연의 모습인 정보와 기술 플랫폼에서 새로운 답을 찾을 것"이라면서 "이번 뉴스 개편이 네이버의 또 다른 시작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피드판(가칭)>뉴스판>뉴스판>뉴스판(가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