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광고물 일명 '일수명함' 8억장을 제작하고 40억을 챙긴 인쇄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부산 북부경찰서="" 제공="">
불법 광고물 일명 '일수명함' 8억장을 제작하고 40억원을 챙긴 인쇄업자와 무등록 대부업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불법 광고물을 제작해 무등록 대부업을 방조한 혐의로 모 인쇄업체 대표 A(36)씨와 직원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또 A씨에게 불법 광고물 제작을 의뢰한 무등록 대부업자 B씨 등 83명과 A씨에게 통장을 빌려준 C씨 등 3명을 함께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불법대부업자들의 의뢰를 받아 일명 '일수명함' 8억장을 제작하고, 4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불법광고물 일명 '일수명함' 8억장을 제작하고 40억을 챙긴 인쇄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대부업자들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광고물을 의뢰하는 모습. <사진=부산 북부경찰서="" 제공="">
경찰 조사결과 A씨 업체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불법대부업자를 모으고, 직접 연락해 거래가 성사되면 대포통장을 통해 대금을 입금 받아 오랫동안 경찰의 추적을 따돌릴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이런 식으로 일수명함을 제작해준 대부업자들만 B씨 등 83명에 달한다.
불법 대부업자들은 A씨 업체가 일체 정식적으로 대부업이 등록돼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 없이 명함을 장당 5원, 4만장에 20만원 등 다른업체 보다 싼 값에 제작한다는 소문을 전해 듣고 제작을 의뢰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현행 대부업법상 대부업 광고지에 업체의 명칭과 대표자 성명, 대부업 등록번호, 대부이자율, 경고 문구 등을 반드시 적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A씨 등은 이를 전혀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로부터 일수명함을 공급받은 무등록 대부업자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명함을 살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서민들을 상대로 연 60∼225%에 달하는 고이자를 받아 챙겨 4억 원의 부당이득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무등록 대부업자들의 광고물을 제작해준 인쇄업자에 방조혐의를 물어 입건 한 사례는 매우 드문 사례라고 전했다.
담당 경찰관은 "서민경제를 흔드는 불법 대부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일수명함을 제작하는 업체에 대한 수사까지 확대했다"며 "소비자들은 명함에 대부업체의 등록번호가 기재돼 있지 않다면 무등록 대부업으로 의심해보고, 금감원 홈페이지를 통해 정식 등록 업체인지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경찰은 이번 수사과정에서 압수한 A씨 업체의 장부를 토대로 추가 불법대부업자 검거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