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 "김정은 위원장, 솔직하고 예의바르더라…도보다리는 내가 봐도 좋더라"
- 金 "핫라인 전화는 언제든지 걸면 받으시나?"…文 "꼭 그런 건 아냐" 너스레
- 金 "경평축구 말고 농구부터 같이 하자"
- 文 "노벨상은 트럼프가…우린 한반도 평화만 가져오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서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나눈 대화 내용이 추가로 30일 공개됐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솔직하고 예의바르다"는 평을 남기는 한편 "노벨평화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타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남북정상회담의 뒷 얘기나 소회를 묻는 참모진들의 질문에 답하며 두 정상이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인상이 어떠했냐'는 한 참모의 질문에 "솔직담백하고 예의바르다"고 했다. 배석했던 주영훈 경호처장이 한 마디 거들었다. 그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내외가 엘레베이터를 탈 때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이 먼저 타도록 하고, 리설주 여사가 다음으로 타려고 하자 손을 잡아 이끌고 김정숙 여사가 먼저 타도록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도보다리와 관련해서는 "나는 사실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고도 해 웃음을 자아냈다. 문 대통령은 "대화를 나눌 때는 대화에만 집중하느라고 주변을 돌아볼 수 없었다"며 "회담이 끝난 뒤 청와대에 돌아와서 방송에 나온 것을 보니 내가 봐도 보기가 좋더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정말 조용하고 새소리가 나는 그 광경이 참 보기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쁜 것이 항상 나쁜 것 만은 아니다"라며 "비무장지대도 잘 보존하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큰 자산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스포츠 교류와 관련해서도 대화를 나눴다고 문 대통령이 전했다. 김 위원장이 먼저 "경평축구보다는 농구부터 하자"고 했고, "세계최장신인 이명훈 선수가 있을 때만 해도 북한이 강했는데 이 선수가 은퇴한 뒤로 약해졌다. 이제 남한에 상대가 안될 것 같다. 남한에는 2m 넘는 선수들 많지 않냐"고 문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설치된 남북정상간 핫라인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이 전화는 정말 언제든 전화를 걸면 받는거냐"고 묻기도 했는데, 문 대통령은 "꼭 그런 건 아니다"라며 "서로 미리 사전에 실무자끼리 사전에 약속을 잡아놓고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이라고 설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 도중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에게 "노벨평화상을 받으시라"는 덕담이 전달됐었다는 보고가 전해지자 문 대통령은 "노벨상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으셔야 하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