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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경 "지금처럼 열심히 살면 더 좋은 날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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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으라차차 와이키키' 이준기 역 이이경 ②

지난 17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이준기 역을 맡은 배우 이이경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이경은 원래 체육 전공이었다. 그러다 연기로 방향을 틀어 서울예대 연기과에 진학했다. 얼마 전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연기한 이준기는 이입하기 쉬운 캐릭터였다.

좋은 배역을 얻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이준기에게서 자신의 예전 모습을 봤기 때문이 아닐까.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늦은 출발이었지만 다작하는 배우로 활동 중인 데에는 분명 행운이 작용했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계속됐던 노력 덕이 더 컸다.

"제가 불편해야 보시는 분들이 편한 것 같다"며 촬영장에서 편하게 연기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고 말하는 이이경은, 쉴 틈 없는 활동에도 고마워하는 사람이었다. 작품과 작품 사이가 짧은데도 휴식에 대한 간절함보다는, '찾아주시는 데'에 보답하고 싶단다. 원치 않게 쉬게 될 때도 있는데, 일단은 달리면서 나중에 달콤한 휴식을 즐기고 싶다고.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으라차차 와이키키' 종영 기념 이이경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20대 때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싶어서 '우리동네 예체능', '진짜 사나이', '정글의 법칙' 등 예능도 가리지 않았고 웹드라마, 라디오 게스트까지 했다던 그가 그리는 '앞날'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노컷 인터뷰 ① 이이경, 온몸 불사른 코믹 연기로 '와이키키'를 빛내다)

◇ 무명 시절, 14시간 대기하고 그냥 돌아간 적도 있어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이준기는 참 불운한 사내였다. 꾀부리지 않았는데도 좀처럼 좋은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준기에 비교하면 이이경은 잘 풀린 편이었다. '학교 2013'과 '취업전쟁 2'에서는 본명과 같은 배역을 맡았고, 이후 '별에서 온 그대'에서 악역 수행비서로 얼굴을 알렸다.

'나인', '칼과 꽃', '너희들은 포위됐다', '트로트의 연인', '운동화를 신은 신부', '하녀들', '초인시대', '유미의 방', '처음이라서', '야근왕 김보통', '태양의 후예', '마녀보감', '루비루비럽', '홍익슈퍼', '고백부부'… 못해도 한 해에 작품 3편은 한 셈이다.

이이경은 "늦게 시작했어도 운이 너무 좋았다. 다작한 건 너무 행운이지만, 회사 들어가기 전에는 혼자 오디션이란 오디션은 다 봤던 것 같다. 전에 연극도 했고 MBC 드라마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기도 했다. 어차피 평생 오디션 봐야 할 건데 미리 봐 두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준기랑 비슷한 에피소드로는, 저도 어린이날에 후레시맨 인형을 쓰고 알바를 한 적이 있었다. 근데 너무 재밌었다. 긍정적인 성격인 게 제일 큰 것 같다"며 "저뿐만 아니라 배우가 배우 지망생 연기를 하면 누가 해도 이입이 쉬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으라차차 와이키키' 속 준기는 좋은 배역을 따내기 위해서라면 뭐든 했다. 우스꽝스러운 분장도 마다하지 않았고, 웃음을 참아야만 하는 오디션에도 참가했고, 전신 제모까지 감행했다. (사진='으라차차 와이키키' 캡처)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없냐고 하니 이내 "네"라는 답이 돌아왔다. 작고 작은 조연 중의 조연이어도 자신에게 기회가 왔다는 것만으로 고마웠다. 긍정적인 성격은 타고난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드라마를 찍으려고 14시간 대기하고 하나도 못 찍고 집에 간 적이 있어요. 팀장님이랑 14시간 동안 현장에 있었어요. 그땐 헤어, 메이크업 스태프도 없을 때였는데, 머리 눌릴까 봐 자세도 맘대로 못했죠. 그때 팀장님이랑 차 타고 가며 자유로를 달리고 있는데 제 오른쪽에서 해가 떠오르고 있었어요. (웃음) 그쪽이 동쪽이었나 봐요. (웃음) '이렇게 대기하고 싶어도 못하는 배우가 많겠죠?' 이러면서 집에 갈 때까지 긍정 릴레이를 했어요. '의상 입어보고 싶어도 못 입는 배우가 많겠죠?' 이러면서요."

◇ 연기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전작 벗어나기'

배우는 누군가의 눈에 들어 '선택' 받아야 하는 직업이다. 그러니 쉴 틈 없이 일이 들어왔다면, 그만큼 그 배우는 여기저기서 '필요로 한다'는 뜻이 아닐까. 하지만 이이경은 여전히 "시켜주시는 것에 감사"하다며 수줍어하는 사람이었다. 어떤 노선을 정하지 않았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한다, 그 순간에 충실하자는 주의다.

작품을 볼 때 이야기와 맡게 될 캐릭터 중 어디에 비중을 두느냐는 질문에 "대본을 읽을 때 내가 할 캐릭터라고 생각하면 거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숲을 보기가 너무 힘든 거다. 지금은 전체를 조금 더 생각하려고 한다. 숲을 보려고 노력하고, 전체 극에서 제 포지션을 빨리 찾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데뷔 초 때보다 지금 연기하며 달라진 점이 있냐는 물음에는 "현장에서의 시야가 많이 열린 것 같다. 연기가 늘었다기보다, 스태프분들의 컨디션을 챙기게 되더라"고 답했다.

다작 배우인 이이경이 연기할 때 가장 중점에 두는 것 중 하나는 전작 캐릭터가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와이키키'를 할 때는 '고백부부'의 고독재가 절대 보이지 않게 노력했고, 현재 '검법남녀'에서는 준기가 절대 보이지 않게 애쓰고 있다.

이이경은 새 작품에 들어갈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으로 '전작 캐릭터 벗어나기'를 들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고백부부' 고독재, '루비루비럽'나지석, '야근왕 김보통' 김보통, '마녀보감' 요광 (사진=각 방송 캡처)

 

이이경은 "(전작 캐릭터가) 보인다면 제가 편안하게, 저 좋자고 연기를 하는 거다. 그 정도의 노력은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와이키키' 이준기를 더 잘 소화하기 위해 평소 저음인 목소리 톤까지 올렸다. 어리숙한 것 같으면서 능청스러운 말투도 직접 고안해 낸 것이다.

'와이키키'를 마치고 거의 바로 '검법남녀'에 들어가 처음에는 차수호라는 캐릭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아 고민이었다는 이이경. 이제는 조금 감을 잡았다. 스타일리스트, 매니저 등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혹시 준기가 보이냐"고. 정 신경이 쓰이면 감독, 스크립터에도 묻는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준기가 안 보인다"는 답을 들었다. 이이경은 "그것만으로도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이이경이 그릴 30대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 생각"

1년에 서너 작품을 찍을 만큼 바빴지만, 이이경은 그 틈을 타 사랑하는 연인을 만났다. 하필 '와이키키' 종영일에 열애 사실이 공개됐다. 이이경과 정인선은 각각 이준기, 한윤아 역으로 '와이키키'에 함께 출연했지만 러브라인은 따로 있었다. 같이 나오는 건 두 장면밖에 없었다. 대사를 주고받을 일도 없었다.

촬영장에서 자주 못 보는 아쉬움을 통화와 메신저 대화로 달랬다. 확실히 약속한 건 개인감정으로 작품에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거였다. 이이경은 "그걸 다 이해해주는 분이라 고맙다"고 애정을 표했다.

열애 사실이 알려지리라고 예상하진 못했다. 이이경은 시청자에게 두렵고 죄송한 마음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첫 화부터 몰입해서 보셨을 텐데 그걸 깨뜨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걱정됐다고. 더구나 이이경은 '검법남녀' 때문에 조금 더 일찍 '와이키키' 촬영을 마친 상황.

그는 "모든 짐을 그 친구(정인선)한테 남겨주고 온 것 같아서 너무 죄송했다. 그런데 저도 놀랐던 건 100%는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다는 거다. 너무 감사하더라.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고 밝혔다.

사랑에 빠진 탓일까. 이이경은 앞으로 해 보고 싶은 것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들었다. '와이키키'에서는 코미디가 더 주였다면 제대로 된 로맨스를 해 보고 싶다고. 같이 해 보고 싶은 파트너를 묻자 고개를 숙였던 그는 "앤 해서웨이요!"라고 말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배우 이이경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빠른 89년생인 이이경은 올해로 30대에 들어섰다. 30대에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정신없이 지나갈 것 같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지금처럼 열심히 살면 더 좋은 날도 있고 베풀 날도 오지 않을까"라고만 답했다.

이미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음에도, 이이경은 거듭 '열심'을 말했다.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유재석 씨가 '발전 없는 삶은 곧 죽음'이라고 하셨지 않나. 아직까지 저는 오늘만 산다는 느낌도 살짝 있다. 남은 인생 중 오늘이 가장 젊으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흔히 쓰이는 말이지만, 사실 되기는 정말 쉽지 않은 그것.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것이 이이경의 꿈이다.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믿음직하게 소화할 수 있는. 이이경은 "앞으로 정말 잘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해야 하는 건지, 변화를 줘야 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몸 안 사리고 열심히 하면 시청자들이 알아봐 주시더라. 그게 너무 신기했다"고 전했다.

주로 활동해 온 드라마와 영화 말고도 무대에 서 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연극 '웃음의 대학' 초연할 때 연출이 세상을 떠났을 때 무척 슬펐다는 그는 소속사에 '연극이랑 독립영화는 꼭 하고 싶다'는 의사를 이미 밝혀둔 상태다.

"영화가 배우로서의 만족도는 제일 높은 것 같아요. 감독님과 얘기도 하고, 프리프로덕션도 있고, 쉽게 말해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에 시동을 거는 데에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니까요. 연극은 첫 호흡부터 끝 호흡까지 한 장소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그걸 끝났을 때 느낌이 남다르고요. 뮤지컬이나 연극은 카메라 수백 대 앞에 있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현장감이 바로 오고, 거기서 오는 희열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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