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7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북한 응원단 격려 만찬을 마련한 자리에서 오영철 북한 응원단장(오른쪽)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한겨울 평창의 설원 위에 뿌려진 남북 교류의 씨앗이 봄과 함께 싹을 틔우고 있다.
남북이 서로 빗장을 연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화의 장을 마련한 강원도 역시 세계 유일 분단도에서 평화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한 쟁기질을 시작했다.
◇ 남북 강원도 교류 확대,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추진유일 분단 도인 강원도가 남북교류협력과 관련한 특별한 지위와 권한을 부여받는 강원평화특별자치도 구상도 절차를 밟아 나가고 있다.
남북강원도 교류 확대와 협력사업 전개로 평화정착과 공동번영의 기반을 조성하자는게 주요 취지다.
특별자치권을 부여받아 특별회계와 남북협력기금 등 안정된 재원을 확보한 뒤 남북 고성군을 경제중심의 남북공동자치구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포함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선거공약으로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를 약속했고 현재 강원도는 정책토론회를 거쳐 기본방안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경기를 마친 뒤 남북 공동응원단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 또 하나의 평화올림픽,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공동 유치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2018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밝힌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유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정만호 강원도 경제부지사는 최근 태국 방콕에서 세이크 아마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을 만나 대회 유치에 관한 적극적 지원 의사를 확인했다.
정 부지사는 "세이크 알사바 회장이 한국은 올림픽 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고 역대 가장 훌륭한 동계올림픽을 치러낸 나라인만큼 한국이 대회 유치를 희망한다면 아시아 다른 나라들을 설득시킬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긴장완화의 성과로 이어지고 정부 부처간 협의가 선행적으로 이뤄지면 오는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OCA 총회에서 대회 유치와 관련한 진전된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분단의 땅 '접경지역'을 '평화지역'으로변방, 분쟁지역 이라는 이미지로 낙후됐던 접경지역을 평화지역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강원도는 안보를 위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소외돼 온 접경지역을 평화지역으로 이름을 바꾸고 전담 조직 설치와 지원사업을 통해 남북평화와 공존을 상징하는 장소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오는 7월 평화지역 비전 선포식과 함께 관련 조례를 제정해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평화지역내 음식, 숙박, 서비스, 편의시설 개선, 문화예술행사 개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남북 관계 진전 상황에 따라 남북교류와 평화지역 개발사업 기능을 전담조직에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에서 회담 리허설과 관련한 차량들이 오가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 남북교류 협력사업 재개 기대 중단됐던 강원도 남북교류협력사업도 재개 준비에 분주하다. 강원도는 경기, 인천과 함께 북강원도, 개성, 황해남북도에서의 말라리아 공동방역사업을 현재 북측에 제안했다.
북강원도 결핵퇴치 지원 사업과 2009년 남북이 합의했던 금강산 공동영농협력사업, 북강원도 안변 송어양식장 건립, 북강원도 산림병해충 방제 사업도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밖에 금강산 관광재개, 설악~금강권 국제관광자유지대 조성, 철원평화산업단지 조성, 양묘사업 등 산림교류를 위한 '통일산림복구센터'설립, 강릉~제진 철도 등 통일·북방시대 대비 교통망 확충도 검토 중이다.
최문순 지사는 "남북 교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서로를 대하는 남북 당국의 자세였다"며 "대화의 문이 열린 만큼 이 기회를 통해 세계 유일 분단도 강원도가 지방 정부,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를 주도해 나가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