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20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하는 가운데 '사인 훔치기' 논란에 선 LG가 어떤 징계를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LG 제공)
사인 훔치기로 논란의 중심에 선 LG 트윈스. 경기력까지 흔들리며 3연패 늪에 빠졌다. 팬들의 날카로운 비난과 연패, 그리고 눈앞에 다가온 징계까지. LG에 위기가 찾아왔다.
LG는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에서 KIA 타이거즈에 4-8로 패했다. KIA전을 앞두고 5연승으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던 LG는 17일 경기를 시작으로 3경기 연속 쓰라린 패배를 맛보며 고개를 떨궜다.
LG는 패배의 아픔과 더불어 사인 훔치기 논란까지 겹쳤다.
지난 18일 LG측 더그아웃 옆 통로에는 상대 팀의 구종에 따른 사인이 적힌 종이가 버젓이 붙어있었다. 내용은 이러했다. '우타자 기준 / 몸쪽 : 검지 왼쪽 터치 / 바깥쪽 : 검지 오른쪽 터치 / 커브 : 검지·중지 / 슬라이더 : 검지·중지·새끼 / 체인지업·포크볼 : 검지·중지·약지·새끼'. 선수들이 사인을 보고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지는지 알 수 있게 해놓은 것이다.
명백한 규정 위반이다. KBO리그 규정 제26조 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 조항을 보면 1항에 "벤치 내부, 베이스코치 및 주자가 타자에게 상대 투수의 구종 등의 전달 행위를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전자기기 사용을 금한 내용이 있는 2항에도 "벤치 외 외부 수신호 전달 금지, 경기중 외부로부터 페이퍼 등 기타 정보전달 금지"라고 나와 있다.
LG는 논란이 발생한 당일 "전력분석에서 정보 전달을 하는 내용 중 주자가 도루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날 "프로야구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면서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본 건으로 야구팬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릴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이었음을 통감합니다"라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LG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팬들은 물론 야구계도 단단히 뿔이 났다. 일각에서는 사인 훔치기는 비단 LG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암묵적으로 행해졌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대놓고 종이를 붙인 행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
결국 KBO는 20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한다. 전례가 없는 행위라 KBO 역시 징계 수위를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LG가 이 정보를 활용해 어떤 순간에 활용했는지 밝혀내기란 쉽지 않다.
위기에 몰린 LG. 과연 KBO는 어떠한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