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첫 대결부터 제대로 붙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이후 20일부터 잠실에서 처음으로 우승후보 두산과 KIA가 맞붙는다. 올 시즌 1위를 달리는 두산 김태형(왼쪽), 최근 3연승으로 3위까지 올라온 KIA 김기태 감독의 지략 대결도 관심이다.(자료사진=두산, KIA)
올해 프로야구의 강력한 우승후보들이 첫 대결을 펼친다. '디펜딩 챔피언' KIA와 현재 단독 1위를 질주 중인 두산이다. 시즌 초반 선두권 판도를 가늠해볼 중요한 일전이다.
두 팀은 20일부터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에서 시즌 첫 3연전에 나선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서 웅쟁호투(熊爭虎鬪)를 펼쳤던 바로 그 두 팀이다.
KS에서는 KIA가 두산을 누르고 8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지난해 정규리그 2위 두산은 2015년부터 KS 3연패를 노렸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KS 이후 첫 리턴 매치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번 3연전은 초반 선두권의 향방을 가늠해볼 잣대가 될 만하다. 두산은 최근 상승세의 한화 돌풍을 2승1패로 잠재우며 단독 1위(16승5패)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 주춤했던 KIA도 '사인 훔치기 논란'의 LG와 주중 3연전을 쓸어담으며 3위(11승9패)까지 치고 올라오는 등 우승후보의 기지개를 켰다.
두산이 최근 10경기 8승2패의 기세를 잇는다면 당분간 선두를 놓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KIA가 주말 3연전을 쓸어담기라도 한다면 두 팀의 승차는 불과 1.5경기로 줄어든다.
20일 운명의 3연전 첫 대결의 선발 투수로 나서는 두산 좌완 장원준(왼쪽)과 KIA 우완 한승혁.(자료사진=두산, KIA)
20일 첫 대결 선발 카드는 한승혁(KIA)과 장원준(두산)이다. 명성만 보자면 장원준이 앞선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보면 오히려 한승혁이 유리해보인다. 장원준의 올 시즌 출발이 최악이기 때문이다.
장원준은 올해 4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ERA) 10.61의 부진에 빠져 있다. 통산 127승(105패) ERA 4.06의 성적이 무색할 지경이다. 첫 경기였던 3월25일 삼성전 7이닝 4실점 승리 이후 3경기 연속 5회를 채우지 못했고, 자책점이 평균 6개였다. KIA를 상대로 분위기를 바꿔야 하는 장원준이다.
지난해 장원준은 '호랑이 킬러'였다. 4경기 등판해 모두 승리했고, ERA는 2.84에 불과했다. 2016년에도 4경기 3승 무패 ERA 3.65의 성적, 두산 이적 후 첫 해인 2015년에도 4경기 1승2패였지만 ERA는 2.49로 최근 3년 동안 가장 좋았다.
이에 맞서는 한승혁은 올해 2경기 등판, 승패 없이 ERA 3.72를 기록 중이다. 지난 4일 SK전에서 선발 정용운에 이어 등판해 4이닝 6탈삼진 1실점 역투로 팀 승리에 발판을 놨다. 10일 한화전에는 선발 등판해 5⅔이닝 4탈삼진 6피안타(2홈런) 3실점으로 나름 선방했다. 역시 승패와는 인연이 없었다. 팀 사정상 선발로 승격된 점을 감안하면 괜찮았다.
다만 한승혁은 지난해 두산에 약했다. 5경기 1홀드를 올렸지만 ERA는 9.64(4⅔이닝 5자책)였다. 잠실에서도 한승혁은 6경기 1홀드 ERA 12.00(6이닝 8자책)이었다. 그러나 KIA는 19일 에이스 양현종의 완투승으로 불펜이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한승혁이 5이닝까지만 버텨준다면 필승조를 가동할 여건은 마련됐다.
최근 2경기에서 나란히 결승타를 때려낸 두산 오재원(왼쪽)과 KIA 김주찬.(자료사진=두산, KIA)
이후 선발 로테이션도 흥미롭다. 두산은 세스 후랭코프와 유희관이, KIA는 임기영과 팻 딘이 나선다. 후랭코프는 올 시즌 4경기 3승에 ERA 1위(1.17)를 달린다. 올해 첫 1군 등판하는 임기영은 지난해 두산과 잠실 경기에 2번 등판해 1승1패 ERA 6.52를 기록했다. 살짝 후랭코프의 우세가 점쳐진다.
3연전의 마지막인 22일에는 팻 딘이 앞서는 양상이다. 팻 딘은 올해 4경기 1승 ERA 3.38로 안정감을 준다. 지난해 두산에는 3경기 1승1패 ERA 4.67로 나쁘지 않았다. 잠실에서도 4경기 2패였지만 ERA는 2.88이었다. 유희관은 올해 4경기 1승1패 ERA 5.79로 주춤하다. 17일 한화전 5이닝 5실점 패전을 안았다. 다만 지난해 KIA전에서는 3경기 1승1패 ERA 2.31이었다.
두 팀 타선은 이번주 아직 불타오르지는 않았지만 승부처에서 강했다. 먼저 두산은 17일 한화와 첫 경기에서 2-5로 졌지만 18일 5-4 역전승을 거뒀고, 19일에도 5-2로 이겼다. 주장 오재원이 2경기 연속 결승타를 날리는 등 짜임새를 갖췄다. 외인 지미 파레디스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특유의 뚝심이 돋보인다.
KIA 타선은 서서히 호랑이 기운이 드러나는 모양새다. KIA는 17일 LG와 첫 대결에서 마무리 김세현이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지만 9회말 김주찬이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포효했다. 18일에는 8회 김민식의 결승타가 나왔고, 19일에는 김주찬의 역전 결승 3점 포와 홍재호의 쐐기포까지 LG 좌완 에이스 차우찬을 두들겼다. 이범호에 이어 안치홍까지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 아쉽지만 정성훈과 홍재호가 빈자리를 메웠다.
불펜 전력도 엇비슷하지만 두산이 살짝 앞서는 모양새다. 프로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두산은 불펜진 ERA가 4.78로 5위, KIA가 4.95로 6위다. 다만 두산은 홀드 2위(14개), 세이브 1위(11개)다. KIA는 6홀드, 4세이브. 블론세이브는 두산이 4개, KIA가 3개다. 두산은 최근 김강률을 대신해 함덕주가 5세이브 ERA 1.32로 마무리를 든든하게 맡아주고 있다. KIA 마무리 김세현은 1승2패 4세이브 ERA 6.23이다.
지난해 KS 이후 제대로 맞붙는 KIA와 두산. 웅호상박의 대결에서 과연 누가 주말 잠실 대회전의 승자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