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기상수집 지역의 계절일수 종합표 (2016~2017)
같은 도시 안에서도 자연공간의 면적에 따라 여름 길이가 최대 57일까지 차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국립환경과학원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수원시 11개 지역의 기상자료와 지역 인프라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11개 지역은 수원시청(인계동), 효원공원(인계동), 상광교동(백운산 인접), 칠보산(호매실동), 농경지(입북동), 원천동, 영통2동(주민센터), 팔달산(우만1동), 장안구청(조원동), 광교호수공원(하동), 수원기상청(서둔동)이다.
과학원은 이들 지역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시작일과 기간을 분석하고, 각 측정지역 반경 500m의 그린인프라 및 그레이인프라 비율을 조사했다.
'그린인프라(Green infrastructure)'란 생태계 기능회복을 목표로 만들어진 자연적인 공간 혹은 자연에 가까운 공간들의 기반 시설로 공원, 수역, 산림 등을 말한다.
반대로 도로, 철도, 상업지구 등 콘크리트 구조물 위주의 도시기반시설은 '그레이인프라(Grey infrastructure)'라고 부른다.
조사 결과 산림, 공원, 농지 등 그린인프라 비율이 높은 곳과 도로, 상업지역 등 그레이인프라 비율이 높은 곳의 여름 길이는 평균 30.5일의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이 하루 최고기온, 평균기온, 최저기온 등을 고려해 산정한 수원시 11개 지역의 계절별 평균 길이는 봄 72일, 여름 134일, 가을 52일, 겨울 107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레이인프라 비율이 92.7%로 가장 높은 수원시청은 봄 62일, 여름 157일, 가을 48일, 겨울 98일이었다.
반면 그린인프라 비율이 93%로 가장 높은 상광교동(백운산 인접)은 봄 93일, 여름 100일, 가을 62일, 겨울 110일로 나타나 두 지점의 여름 길이 차이가 57일로 조사 대상 지역 중 가장 큰 격차가 발생했다.
측정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500m의 토지이용과 기상자료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그레이인프라 면적이 넓을수록 여름기간, 여름평균온도, 열대야일수, 연평균기온 증가가 늘었다.
반면 그린인프라 면적이 넓을수록 봄과 가을 길이가 증가했다.
수원시 11개 기상자료수집 지역 반경 500m의 토지이용 비율(%, 2017년도 제작 토지피복도 기준)
실제로 그린인프라 비율이 상대적으로 작은 원천동(21.9%), 수원시청(7.3%), 영통2동(5.0%)은 20일 이상 여름이 길었다.
반면 그린인프라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광교동(93%), 칠보산(68.5%), 농경지(85.8%)는 평균 20일 이상 여름 길이가 짧았다.
특히 매우 인접한 도심 지역에서도 그린인프라 비율에 따라 계절 길이에 큰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같은 인계동에 있는 수원시청과 효원공원은 직선거리 약 820m로 매우 인접한데다, 그린인프라 면적 비율은 각각 7.3%와 15.2%로 수원시 내의 다른 지점에 비해 차이가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두 지점의 여름 길이는 각각 157일과 138일로 19일이나 차이가 났다.
과학원 이종천 자연환경연구과장은 "그린인프라는 시민의 삶의 질, 대기오염 정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기후변화의 효과적인 대응방안이 될 수 있다"라면서, "환경보전계획 수립 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그린인프라 활용비율을 높여 도시의 열쾌적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