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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3' 이성민, "'청불'이라 노출? 영화 막장됐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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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바람×3'을 만나기까지 이성민이 흘러 온 여정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서 '바람 전문가' 석근 역을 맡은 배우 이성민. (사진=NEW 제공)

 

이성민의 삶은 마치 롤러코스터 같다. 조연 배우로 활약해 오다가 '미생'이라는 작품을 만나 뒤늦은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후 '보안관'의 성공을 시작으로 '바람 바람 바람'까지 당당히 주연 자리를 꿰찼다.

젊은 시절 주연으로 많이 기용되지 않았던 50대 배우가 이렇게 두각을 나타내기는 상당히 어렵다. 어쨌든 대다수 시청자와 관객들은 중년 배우들에게 익숙하고 편한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20대 초반 극단에 들어가 연극 무대에 섰던 때부터 주연급 영화 배우로 자리매김한 지금까지 이성민은 자신이 '직업' 배우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살아왔다. 강렬하거나 운명적인 어떤 것은 아닐지라도 이런 그의 꾸준함이 '골든 타임'과 '미생'의 성공을 이뤄냈다.

이병헌 감독의 코미디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그에게 새로운 과제를 안겼다. 극 중 외로운 내면을 갖고 있으면서도 재치를 잃지 않아야 하는 중간자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영화 속 석근은 끊임없이 인물과 인물을 이어주며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다음은 이성민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롤러코스터 타는 장면을 상당히 여러 번 촬영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평소 놀이기구를 잘 타는 편인가.

- 롤러코스터 무섭다. 사실은 대구에 있는 놀이공원의 작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큰 롤러코스터를 타면 감당을 못하니까 그랬다. 표정이 갑자기 변하는 걸 하지 않으려고 둘이서 몇 번 탄 것 같다. 우리가 살면서 그렇게 놀이기구를 탈 이유가 없지 않나. 웃으면 100만 원 벌금낸다 생각하고 탔다.

▶ 아무래도 불륜, 그것도 단순히 한 사람의 불륜이 아닌 네 사람 모두의 불륜을 다룬 소재이다보니 자칫 잘못하면 '막장'스러운 전개를 우려하지 않았나.

- 시사 이후, 감독님한테 영화가 귀여우니 걱정할 거 없다고 그랬다. 이게 만약에 진지하게 사실적으로 갔다면 극강 막장 영화가 됐을거고, 거기에 노출까지 끼면 회복하기 힘들었으리라고 본다. 아마 할 거 다해놓고 이제와서 반성하느냐는 이야기를 들었을 거다. 그런 의미에서 감독님의 선택이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 특유의 개그코드가 있으며 아주 젊고 재치있는 감독이다. 이병헌 감독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 엉뚱하고 기발한 사람이다. 사실 우리도 시나리오를 읽으며 이걸 하라는 건지, 약간 당황을 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니까 뭘하고 싶었는지 알겠다. 생각은 깊게 해도 밝고 경쾌한 이야기를 가지고 와서 웃음으로 자극을 주는 극의 형태라고 생각한다.코미디에는 재능이 있는 감독이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 스틸컷. (사진=NEW 제공)

 

▶ 바림기를 빼고, 실제 본인과 극중 석근의 성격상 비슷한 측면이 있을까.

- 모르는 사람과는 말을 잘 안 한다. 다만 개구지고 이런 건 가끔 있는거 같다. 이 영화를 하면서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라는 게 삶의 진리라는 걸 느꼈다. (웃음) 애드리브로 연기가 나온 부분도 있었다. 다이어리를 찾아 아내의 바람을 확인하는 순간인데 다이어리를 내가 일부러 미리 확인을 안했다. 순간적인 느낌이 있지 않나. 그래서 아내와 바람 핀 상대의 사진을 보는데 사진을 못 보겠고, 미치겠는 감정이 들더라. 그 부분에서 내가 표현하는 건 진짜 감정에서 우러나온 연기였다.

▶ 송지효와의 남매 호흡은 어땠나. 상당히 티격태격하면서도 죽이 잘 맞는 관계였는데.

-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 우리가 진짜 남매같다는 것이었다. 서로 퉁명하게 대하면서도 잘해주는 모습에서 그게 보이는 거 같다. 내 아래로 여동생과 남동생이 있는데 아무래도 시골은 오빠의 위엄이 있어서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약간 서울식 남매 관계 같았다.

▶ 제주도에서 로케 촬영을 했는데 촬영 없을 때는 어떻게 생활했나.

-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라 돌아다녀도 연예인으로 보지를 않았다. 그런 게 없었다. 자전거를 타면 얼굴을 다 가리고 다니니까 그렇기도 했다. 촬영 없는 날은 자전거 타고 섬을 돌면서 세화 해수욕장에 바다 구경도 하러 가고 그랬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서 '바람 전문가' 석근 역을 맡은 배우 이성민. (사진=NEW 제공)

 

▶ 이병헌 감독의 전작 중에 '스물'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와 '바람 바람 바람'은 타깃 관객층부터 다르지만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 있다. 특정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삶의 어떤 부분을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스물'에도 공감이 가능했는지 궁금하다.

- 요즘 애들이 저런가 싶고, 잘 이해는 못하겠더라. 내 20대는 극단에서 형들을 쫓아다니느라 바빴다. 그 형들도 어렸으니 뭘 알겠나. 그래도 아는 척을 하니까 들으려고 매일 쫓아다니고 술시중 들고 그랬다. 시골은 차가 일찍 끊기니까 기차역에서 잔 적도 많았다. 연극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 때는 그렇게 집에를 안 들어갔다. 만약 내게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라고 한다면 나는 돌아갈 것이다.

▶ 지금 배우로서 성공을 했는데도 그런 불확실하고 어려운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가 있나.

- 호기심도 많고 열정도 넘쳤던 때다. 그럴 때는 걱정할 게 별로 없다. 나이가 50살이 넘어 이렇게 있으니 가끔 꿈 같기도 하다. 당시에는 그냥 연기가 재미있어서 쫓아다니며 알고 싶었던 시기다. 이거를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배우가 직업이 되어 있더라. 할 줄 아는 게 이거 밖에 없어서 계속 했다.

▶ '미생'을 시작으로 '골든타임'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오랜 세월 묵묵히 연기를 해왔는데 당시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도 궁금하다.

- 확실히 달라진 건 '미생'을 하면서부터다. '미생'은 지나가면 아이들이 내 직함을 부르고 그랬다. '골든타임'을 할 때는 건강검진을 갔더니 의사가 CT 결과를 보여주며 '보면 아시겠지만'이라고 전제를 달길래 '봐도 모른다'고 답한 적도 있었다. 간호사들은 나한테 막 교수님이라고 그러고…. 실제로 '골든타임' 의료진복으로 유니폼을 바꾼 병원에도 가본 적이 있다. 가장 재미있는 경험은 '골든타임'이었던 것 같다. 그냥 잘 해낸 것 같고, 기분 좋고, 감사했다.

▶ 실제 팬들도 많이 생기지 않았나. 좀 당황스러울 수도 있었겠다. 팬들과는 지금까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 공연이 끝나고 집에 가려고 하니까 공연장에 팬들이 찾아와서 소위 '퇴근길'을 보겠다고 서있더라. 그 날 너무 놀라서 다른데로 돌아나왔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날 보겠다고 기다렸는데 이러면 안될 것 같아서 퇴근길에 만났다. 뭘 사갖고 와서 주길래 선물하면 다시 안 나올 거니까 빈 손으로 오라고, 그래도 사인해주겠다고 그랬다. 그 후에는 사는 게 아니라 만들어서 가지고 오더라. 한 시간 씩 사인을 해줄 때가 기억이 난다. 추워 죽는 줄 알았지만 너무 너무 고마웠다. 이제는 점점 정리가 돼서 '진짜배기'들만 남아 있다. 늘 잘 못해줘서 미안한데 이번 시사에서 몇 명은 처음으로 같이 영화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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