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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 불거진 靑 '한미연' 인사개입 의혹…시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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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서 文 정부 '블랙리스트' 의혹 제기…靑에선 '프레임' 싸움 거부

청와대 전경.

 

청와대의 한미연구소(USKI) 인사 부당개입 의혹이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USKI는 우리 정부의 대미공공외교를 위해 연 20억 정도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미국 워싱턴 DC 주재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부설 학내 연구소다.

이 연구소의 소장인 구재회 소장을 청와대가 직접 개입해 교체하려고 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구 소장이 보수 색채를 띄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청와대가 해외 연구소에 대해서도 '코드 인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006년 출범한 USKI에 대해 그동안 제기돼왔던 문제를 지적하면서 소장 교체와 청와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 USKI가 무엇이고, 왜 문제가 됐나

USKI는 워싱턴에 있으면서 한미관계와 북한 문제 등을 연구하는 연구소다.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면서 주목을 받은 로버트 갈루치가 이사장을 맡고있다. 정부의 예산이 들어간다.

이 기관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국회 정무위 소속이었던 현 김기식 금감원장이 주도했다. USKI에 들어가는 예산의 용처가 '깜깜이' 라는 것이다.

문제제기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김 원장이 국회를 떠난 이후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바톤을 넘겨받았다. 국회의 지적이 이어지자 USKI에 대한 감독 역할을 하는 기관인 대외경제연구원(KIEP)이 나서 예산 집행 내역 등을 보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말의 일이었다.

KIEP 측은 8일 보도 해명자료를 통해 "2016년까지 USKI는 예결산 보고서를 한 페이지로, 사업별 총액만 기재한 총괄표 수준으로 보고했다"며 "이외에는 각종 칼럼, 기고문, 뉴스레터, 세미나 발표문 등 예·결산 내역과 관계없는 자료를 모아서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가 있어 2017년도 결산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결과적으로 제출이 불가하다는 답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KEIP측은 결국 USKI에 대한 예산 지원을 오는 6월부터 끊기로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USKI에 대한 문제는 투명성과 실적의 문제"라고 말했다.

◇ 소장 교체, 靑이 지시? 국회에서 시작?

구 소장에 대한 교체 요구는 KEIP가 USKI에 대한 예산 지원을 깎는 과정에서 이뤄졌다.구 소장이 2006년부터 현재까지 12년간 USKI의 소장을 맡고 있다는 게 문제의식이었다.

예산 관리의 불투명성 등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구 소장 교체가 개선 방향으로 제기됐다는 것이다. 구 소장이 보수 색채를 띄는지 여부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KEIP는 USKI 측에 지난해 11월 소장 교체를 요구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다. 일부 언론에서는 홍일표 청와대 정책실 선임행정관이 이를 주도적으로 결정했다고 보고있다. 근거는 KEIP 김준동 부원장이 워싱턴 DC 주재관에 보낸 이메일인데, 여기에서 김 부원장은 "홍 행정관이 USKI 관련 사항을 심각하게 보고있다"고 적었다.

청와대는 반박했다. 일단 이 사안에서 홍 행정관이 등장하는 이유는 김기식 원장이 의원 시절 그가 보좌관을 했었기 때문이고, 홍 행정관이 김 부원장을 먼저 찾은 것이 아니라 김 부원장이 먼저 홍 행정관을 찾았다는 것이다.

또 구 소장의 교체는 청와대가 아니라 국회의 지적에 따라 여야 합의로 지난해 말 예산 심사 당시, 예산을 그대로 지원하되 '18년 3월 31일까지 개선 방안을 만들라'는 부대의견을 달았고 그 의견에 따라 KIEP와 그의 감독 기관인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원이 결정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해당 보도에 대해 "홍 행정관이 마치 모든 기획자이고 청와대가 이 문제를 다 주도한거처럼 프레임을 짰다"며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이에 더해 KEIP측은 해명 자료에서 "청와대로부터 USKI 예산 지원 중단 문제를 요구받은 적은 물론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며 "본원이 KIEP 해외 주재관과 개인적으로 교신한 이메일을 조선일보가 앞뒤 정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청와대가 개입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 로버트 갈루치의 반발…靑 "필요하면 조윤제 대사가 만날 것"

정리하면,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 청와대는 '구 소장 교체를 결정한 것은 합당한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었고, 청와대는 개입한 바가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USKI의 이사장인 로버트 갈루치의 언론 인터뷰도 의혹을 더하고 있다. 갈루치는 의혹을 제기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구 소장 교체를 부당하게 요구한 것은 사실이고, 도대체 현 정부가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갈루치는 지난 1993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로,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낸 한반도 전문가이지 미국 내 대표적인 대화파로 평가받아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과 면담도 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갈루치의 이 같은 발언에 이목이 집중됐던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갈루치는 우리 정부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필요하면 조윤제 주미대사가 갈루치와 만나 대화할지 여부 등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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