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데얀은 수원을 위해 골을 넣고 2018년 첫 번째 슈퍼매치에서 승리를 이끌겠다는 분명한 약속을 했다. 하지만 '검붉은' 데얀을 응원했던 이들을 위해 골 세리머니는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푸른’ 데얀도 ‘검붉은’ 유니폼과 오랜 인연은 어쩔 수 없다.
2017시즌이 끝난 뒤 FC서울은 ‘세대교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로 인해 오랫동안 서울 유니폼을 입었던 외국인 공격수 데얀과 멀티 플레이어 김치우가 서울 유니폼을 벗었다. 특히 데얀의 재계약 포기는 충격이 컸다.
2007년 인천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데얀은 이듬해 서울로 이적해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약한 2014년과 2015년을 제외하고 무려 8시즌을 서울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2017시즌까지 K리그에서 303경기에 출전해 173골 41도움을 기록한 데얀은 서울에서만 267경기 154골 38도움을 기록했다.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꾸준하게 기록하며 많은 서울 팬의 신뢰가 두터운 대표주자였다.
서울과 계약 연장에 실패한 데얀은 현역 생활 연장에 강한 의지를 보였고, 결국 서울의 최대 라이벌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자신을 원했던 많은 클럽의 러브콜에도 데얀은 과감하게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데얀의 깜짝 이적은 과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루이스 피구가 FC바르셀로나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사례와 비견됐다. K리그에서는 전례가 없는 사례였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이 컸다. 서정원 수원 감독이 안양LG에서 뛰다 해외리그로 진출해 수원으로 국내 복귀를 했지만 직접 이적은 사실상 데얀이 최초다.
서울뿐 아니라 K리그를 대표했던 공격수 데얀의 이적 소식에 서울 팬은 낙담했고, 수원 팬은 환호했다. 그리고 데얀은 별다른 적응 없이도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맹활약하며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운명처럼 2018시즌 첫 번째 ‘슈퍼매치’가 찾아왔다.
K리그가 상하위 스플릿 제도를 도입한 이후 전보다 많은 만남으로 ‘슈퍼매치’의 화제성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데얀의 이적은 다시 ‘슈퍼매치’에 불을 붙일 만한 대형 호재였다.
데얀 본인도 “(내 이적이) K리그를 위한 좋은 스토리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축구선수고, 이 경기는 축구선수가 경기에 나가는 것일뿐 복수는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