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추념이 한창인 3일 낮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4·3 추모식과 관련된 짧은 글을 올렸다.
홍 대표는 글에서 '제주 4·3 사건은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위원장이 무장폭도와 함께 제주 경찰서 12곳을 습격한 날'이라고 적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8년 CNN과 인터뷰에서 제주 4·3 사건은 공산폭동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의 주장, 사실일까?
(사진=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페이스북 캡처)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98년 CNN 인터뷰는 예전부터 일부 단체들에 의해 종종 언급됐었다.
홍 대표와 같은 취지다.
이에 대해 김대중평화센터 박한수 대변인은 지난 1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전 대통령 발언의 진심을 왜곡한다"고 공식 항의한 바 있다.
김대중평화센터의 보도자료 (사진=김대중평화센터 캡처)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은 '김대중 사이버 기념관'이라는 사이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1998년 11월 23일 진행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한반도 정책과 관련된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대중 사이버기념관에 나와 있는 1998년 11월 2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CNN 인터뷰 전문(사진=김대중 사이버기념관 캡처)
기자 : 한국과 미국정부는 1948년 제주 4·3사태에 대한 진상을 서로 언제 공개할 방침입니까?
김대중 : 제주 문제가 국회에 청원되어 있습니다. 정부로서는 과거의 억울한 문제에 대해서는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원래 시작은 공산주의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것이지만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서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습니다.
이 문제는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해서 유가족들을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사진=김대중 사이버 기념관 캡처)
김 전 대통령은 제주 4·3 사태의 시작은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이 맞지만 그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고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줘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홍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발언 중 일부만을 발췌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의 전체적인 발언 취지를 고려할 때 홍 전 대표의 주장은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