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썰전' 방송 화면 갈무리)
"집개를 들개로 만들려면 그냥 유기하면 된다, 밥 안 주고." "나는 '개밥 주는 남자' 찍는 줄 알았다. 사방이 다 개 얘기다."유시민 작가가 때아닌 자유한국당 '개' 논평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29일 밤 방송된 JTBC 시사 예능 프로그램 '썰전'에서는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와 관련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유한국당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된 배 전 아나운서를 두고 "들개 조련사로서 배현진을 조련해서 반드시 6·13 선거에 꼭 당선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날 '썰전'에서 유 작가는 해당 발언에 대해 "들개를 조련해서 집개로 만든다는 얘기는 들어봤는데, 들개로 만든다는 건 도대체 무슨 소린가"라며 "집개를 들개로 만들려면 그냥 유기하면 된다. 밥 안 주고"라고 꼬집었다.
함께 출연한 박형준 교수는 "집개를 들개로 만든다는 게 아니라, 들개를 조련해서 사냥개로 만든다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이에 유 작가는 "그런데 (배 전 아나운서는) 들개가 아닌데 무슨 조련을 하나"라며 김 원내대표 발언의 부적절성을 재차 지적했다.
6·13지방선거에서 함께 치러질 송파을 재보궐 선거는 바른미래당 박종진, 자유한국당 배현진이라는 앵커 출신들의 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 작가는 "(야권 통합은) 안 된다. 방송국 통폐합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며 "여기(송파을 재보궐 선거)는 '1여 다야'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여당 쪽 후보는 송기호 변호사라고 예전 참여정부 때 한미 FTA 반대하는 단체에 있었다. 그 경력으로 앞으로 국가적 통상 현안에 잘할 수 있는 통상 전문가를 내세우고 열심히 뛰고 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그렇게 되면 송파을도 여당이 훨씬 유리하다고 봐야 한다"며 "송파을 지역이 전체적으로 보면 약간 지금의 야당, 보수세가 강한 데이긴 한데, 이런 상태에서 성격이 비슷한 야권 후보 두 사람이 나오면 이것은 현재 여권이 어부지리를 얻는다고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절대 (야권) 단일화 없다고 하면 승산이 점점 떨어지는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 "대변인은 원래 저격수…그런데 장제원은 총 들고 무조건 갈겨"이날 '썰전'에서는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장제원 의원이 경찰을 '미친개'에 빗대어 논란을 부른 사건도 주제로 다뤄졌다.
장제원 의원은 지난 22일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을 수사한 경찰을 향해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박형준 교수는 "정치는 말을 제대로 쓰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요즘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보면 말은 거칠고 정치력은 없다. 이런 늪에 자꾸 빠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유시민 작가는 "나는 '개밥 주는 남자' 찍는 줄 알았다. 사방이 다 개 얘기"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문제는 공방을 해서 날카롭게 문제제기를 하면 되는데, 거기다가 '사냥개'니 '미친개'니 이렇게 하니까 문제의 본질이 확 버뀌어 버린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경찰과 자유한국당의 싸움이 돼버리잖나"라고 설명했다.
유 작가 역시 "공격을 하려면 울산 경찰청장으로 정확하게 타깃을 맞춰서 '귀하가 한 행동 중에 이러이러한 것이 정략적인 목적을 갖고 경찰권을 오남용해서 야당을 탄압하는 것'이라고, 아니면 적어도 '탄압한다는 오해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 경거망동을 중단하고 수사를 하려면 지방선거가 끝나고 해라'라고 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데 '경찰'이라고 싸잡아서, '경찰이 정권의 사냥개다. 광견병에 걸려서 야당을 막 물어뜯는다. 그러니까 몽둥이로 패야 한다'는 논리를 폈기 때문에 울산경찰청, 울산경찰청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경찰관들이 격분한 것이다."
그는 "대변인은 원래 저격수다. 막 갈기는 게 아니고 한 발을 딱 쏴서 맞히고자 하는 표적에 정확하게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그런데 장제원 의원은 총을 들고 선봉에 나가서 전방을 향해 무조건 갈겨대는 거다. 그러니까 총탄이 막 민가 유리창도 깨고 관공서에도 들어가고 길 가던 사람도 맞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가만히 있나. 대변인의 역할이 뭔지에 대한 철학적 재정립이 장제원 의원에게 필요하다."
유 작가는 "그러니까 여당에서 (장제원 의원을) 얼마나 좋아하겠나. 지금 어느 당의 대변인인가"라며 "홍준표 대표가 제대로 된 당 대표라면 대변인을 갈아치워야 하는데, 당 대표도 거의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