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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의 잘못된 만남…문닫는 광물공사 51년 영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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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기적' 뒷받침했지만 해외자원개발 '부실폭탄'에 통폐합 운명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우리나라 고도경제성장의 주역 가운데 하나였던 광물자원공사가 이명박 정부의 국책사업인 해외자원개발의 덫에 걸려 공중분해될 운명에 놓였다.

정부는 30일 제6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광물공사를 폐지하고 광해관리공단으로 통합해 '한국광업공단'(가칭)을 신설하는 광물공사 기능조정 세부방안을 확정했다.

이로써 광물공사는 문제가 된 해외자원개발 직접투자 기능이 사라져 민간지원 기능만 남게 되고 유사기능 통폐합 등을 통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해외자원개발을 위해 세계 곳곳에 투자한 해외자산도 헐값 매각을 막기 위해 시점은 못 박지 않았지만 전량 매각된다.

정부는 존속, 청산, 통폐합의 3개안을 검토한 결과 통폐합으로 결정했다. 존속은 지속적인 자본잠식 등을 고려할 때 대안이 될 수 없고, 즉시 청산하는 방안은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 확대와 공적 기능 유지 등이 걸림돌이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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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해외자원개발의 객관적 실태와 부실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자원개발혁신 TF'를 운영한 결과 광물공사의 부실이 회복불능 상태로 악화됐다고 판단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의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투자로 인해 2008년 5천억원이던 부채가 2016년에는 5조 2천억원에 이르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볼레오, 암바토비 등의 해외 광산에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현재까지 회수한 금액은 5천억원으로 투자액 대비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6월 해외자원개발의 단계적 축소와 관련 기능의 통폐합을 내용으로 한 '공공기관 기능조정'을 실시했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은 지연됐고 주요 사업의 생산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자본 잠식이 오히려 확대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이후 차입금 만기 도래가 집중되고 채무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신용등급 하락과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돼 광물공사의 채무 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공기업 전반의 신용도 하락 등 국가경제적 파급효과도 우려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광물공사가 해외자원개발의 첨병 역할을 하다 천문학적 손실을 초래한 것도 모자라 이후 대처 과정에서도 비효율적 의사결정과 도덕적 해이 현상마저 보였다고 통폐합 결정 배경을 밝혔다.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지만 광물공사는 한때 고도성장에 필요한 중화학공업의 에너지원을 책임지는 조국 근대화의 역군이었다.

공사는 홈페이지 소개 글에서 "국내 민영광산의 육성·지원을 통한 합리적 개발을 촉진하고, 해외 자원개발을 통하여 국가경제에 필요한 산업원료 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 하는 중대한 사명을 수행하여 왔다"고 밝히고 있다.

경제개발 초창기인 1967년 '광업진흥공사'란 이름으로 창립된 광물공사는 1970년대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해외자원개발 등으로 외연을 넓히며 성장기를 구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후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고 무리한 투자와 방만한 경영을 벌이다 출범 51년만에 영욕의 기억을 안고 역사 속에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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