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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간 기다린 쌍용차 해고자들, 복직 거절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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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자 "합의 없는 소수 인원 '쪼개기' 복직, 혼란만 불러" 반발

금속노조 김득중 쌍용차지부장

 

NOCUTBIZ
'주야2교대' 전환을 계기로 해고자 복직의 물꼬가 열릴 것으로 기대받았던 쌍용차 복직 교섭이 오히려 노사 갈등을 재확인하며 대립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쌍용자동차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이번 주 안으로 해고자 복직을 위한 8차 교섭을 앞두고 있다.

앞서 쌍용차 노사는 올해 초부터 복직 교섭을 시작해 지난 16일 7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5년 12월 노사 합의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해고자 전원이 복직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해고자 167명 가운데 130명은 아직 복직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금속노조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지난달 28일부터 무기한 단식 투쟁까지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사측이 해고자 16명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복직을 위한 면접을 받으라고 알린 데 대해 해고노동자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지난 18일에는 쌍용차 10대를 밧줄로 연결해 50여명이 끌고가는 '워낭소리' 퍼포먼스까지 벌였다.

대량해고에 반대하며 대규모 공장 옥쇄파업까지 벌였음에도 2600여명이 일자리를 잃고 9년 넘게 복직투쟁을 벌인 해고노동자들이 사측의 복직 제안에 오히려 반발한 이유는 해고노동자들의 마음을 흔들기 위한 사측의 전략이라고 의심하기 때문이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 1월 '렉스턴 스포츠' 출시로 물량 수요가 늘었고,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해 주간 연속 2교대로 전환하려던 예정이었다"며 "이에 따라 인원 20명을 추가로 늘려야 하기 때문에 앞서 합의한 대로 이 가운데 30% 인력을 해고노동자로부터 충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노노사 3자 합의로 복직점검위원회를 통해 인력 수요를 논의하고 있고, 이전의 복직 과정과 같은 방식으로 이번 복직을 추진했다"며 "사측이 일방적으로 복직을 추진했다는 해고자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박점규 집행위원은 "처음 교섭을 시작할 때만 해도 사측은 전원 복직에 필요한 기한까지 단계적 복직을 진행하겠다는 취지로 말을 꺼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정년퇴직 인원과 신차 배정 필요 인력 및 주간2교대 인원 수요 등을 놓고 복직 논의를 이어왔지만, 교섭이 길어지자 사측이 갑자기 복직 절차를 서둘렀다는 설명이다.

박 위원은 "사측으로서는 당장 다음달 2일 주간 2교대로 전환할 계획이니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며 "이를 핑계로 노조에 통보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면접 인원과 일정을 확정, 강행했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은 "전체 인원의 복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 전에 소수 인원만 갑작스럽게 복직하면 해고노동자들 내부에는 혼란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갑작스러운 복직 통보가 사측의 '노조 흔들기'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사측의 복직 면접 통보 직후 16명 중 15명은 '동지들을 두고 먼저 복직될 수 없다'며 면접을 거부했지만, 결국 지난 17일 면접에 참여했다.

이들이 계속 면접을 거부해도 어차피 남은 130명 해고자들에게 사측이 계속 복직을 권유하면서 해고노동자들의 혼란이 더 심해질 수 있고, 자칫 복직 기회를 고사한 이들이 '선의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노조도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은 "1차적으로는 사측의 꼼수에 해고노동자들이 한 발 밀려난 셈"이라면서도 "이번 복직 논란을 계기로 오히려 9년간의 투쟁으로 지쳐있던 해고노동자이 단결하는 계기가 됐고, 사회적으로도 쌍용차 해고 문제에 대한 여론을 환기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쌍용차 노사는 이번 주 안으로 8차 교섭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때도 전체 인원을 복직하기 위한 기한·계획보다는 해고자 가운데 일부 인원의 진로만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쌍용차 관계자는 " 해고자·희망퇴직자·신규 입사자 비율을 3:3:4로 맞추기로 했던 약속대로라면 130명의 해고자를 한꺼번에 복직시키려면 430여명을 고용해야 하는 셈"이라며 "시장 상황이 계속 변하는데 전원 복직에 필요한 기한을 정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사무국장은 "사측은 쌍용차 해고 문제를 계속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목적을 최우선으로 삼고 임하고 있다"며 "향후 교섭에서도 사측은 복직을 기다리는 해고 노동자들의 인원을 줄이고 나눠서 '정리'하려고 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2009년 파업부터 시작해 앞으로도 계속될 사측의 노-노 갈등을 유발하는 수법에 대해 다양한 경우의 수들을 예상하고 있다"며 "해고노동자들이 단기간에 전원 복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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