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1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을 받는 이명박(77)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문무일 검찰총장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문 총장은 16일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주말 내 고심해서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숙고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어떤 기준으로 결정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문 총장은 지난 16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수사팀의 조사 결과 등을 보고 받고 대검 간부들과 법리 검토와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 내부에서도 구속영장 청구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에서도 이 전 대통령이 혐의를 부인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큰 상태여서 굳이 시일을 늦출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흘러나온다.
여기에 다음 달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이나 6월에 치러질 전국 동시 지방선거 등 일정을 감안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보다 3월 안에 기소까지 마무리하는 방안을 택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검찰 내부에서도 사실상 문 총장의 최종 '결심'만 남은 상태라는 분위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전 피의자 조사 후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검찰은 지난 14일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 등 뇌물수수와 횡령, 조세포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의혹 등 혐의로 이 전 대통령을 조사했다.
조사에 임한 이 전 대통령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전 대통령 부인인 김윤옥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김 여사는 ▲다스 법인카드 4억원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에게 5억원 ▲국정원 특활비 10만 달러(우리돈 약 1억원) 등 10억원 상당의 자금을 불법으로 사용하거나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여사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경우 비공개 소환이나 방문조사가 유력할 전망이다.
조사시기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된 뒤 이번주 중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과 연달아 부부를 조사하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을 감안해 이달 말쯤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