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전 법제처장 (사진=자료사진)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자유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홍준표 대표의 요청을 받은 이 전 처장은 출마를 고심 중이다.
한국당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무총장 출신의 이 전 처장을 앞세워 참여연대 사무처장 출신인 박원순 시장과의 '양대 시민운동계 빅 매치' 구도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처장은 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보수진영 시민사회 후보로 나섰지만, 결국 불출마하면서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보수 단일후보로 확정된 바 있다.
이 전 처장은 1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설 연휴 직후 홍 대표로부터 (서울시장) 출마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홍 대표는 이번 선거를 본인 책임 하에 이끌어가겠다고 했다. 또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서 선거에 내세우려는 의지가 아주 강하더라"라며 "전략공천이라는 말은 없었지만, 저는 전략공천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이 전 처장은 "합리적인 중도·보수세력이 복원돼야 한다. 현재처럼 한 쪽으로만 가면 국가적으로도 나중에 불행하다"며 출마 의지를 얼핏 내비쳤다. 다만 "중도·보수세력의 복원을 시민사회에 남아서 운동을 통해 할 것인지, 정치에 들어가서 할 것인지는 고민"이라며 "다음주 쯤에는 (생각을 정리해서) 한국당에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섣불리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선 "시민사회 원로들이나 가족 등 만류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당 지지율도 바닥까지 갔다. 결국 어려우니까 내게 요청한 것 아니겠느냐. 그러나 나는 정치공학적으론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전 처장의 말처럼 한국당은 당 지지율 침체 현상 속에서 서울시장 찾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확답은 미뤄지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정치신인 발굴'을 명분 삼아 이 전 처장에게 고육지책 격으로 손을 내민 모양새다.
홍 대표도 이날 강원도 현장 민심점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누구보다도 박 시장에게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이 전 처장이다. 아마 빅 매치가 될 것"이라며 '이석연 띄우기'에 나섰다. 홍 대표는 특히 "영입인사는 경선을 하지 않고 전략공천을 한다는 원칙을 이미 발표했다"며 이 전 처장을 서울시장으로 전략공천할 것임을 시사했다.
바른미래당에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검토 중인 가운데 홍 대표는 "선거 연대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번 선거는 좌우대결"이라며 "두고 보라. 안 전 대표는 못 나온다. 나오면 한참 떨어지는 3등으로, 정치적으로 자멸"이라고 자신했다. 한국당은 이날 전략공천 지역을 추가로 논의한 뒤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