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김정은, '비핵화' 의지로 답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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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평양행 특별기에 오르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이 5일 오후 방북했다.

대북특사의 방북은 지난 2007년 8월 김만복 국정원장 이후 11년만이다.

이번 방북은 "평창올림픽 계기에 북측에서 특사와 고위급대표단을 파견한데 대한 답방형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번 대북특사단에 쏠리는 관심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지금까지 대북특사는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나 남북현안해결을 위해 방북했다.

이번에도 북측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방북을 초청해 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사가 관심 사안이 될 수도 있지만 이 문제는 후순위로 밀려 보이지 않는 상태다.

당장 북한의 잇따른 핵과 미사일 도발로 북미간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와 함께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며 비핵화에 나설 때까지 북한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실전 배치 전에 선제공격의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비핵화는 협상대상이 아님을 천명하며 미국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같은 북미간 첨예한 갈등으로 일촉즉발의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남북간 협력이 이뤄지고 정상회담이 성사된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다.

아니 남북간 어떤 합의를 한다해도 그 합의가 성과를 내기는 힘들게 된다.

대북특사단도 이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특사단 수석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특사단을 이끌고 방북길에 오르기 전 브리핑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를 위해 남과 북의 대화는 물론 북한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다양한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한 방안들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협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결국 비핵화와 북미대화가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대북특사단은 비핵화로의 문을 열고 나오도록 북한을 설득하고 그것을 통해 북미가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북한으로서는 그동안 국제사회의 온갖 제재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개발에 일로 정진해왔고 마침내 대외적으로 핵보유국임을 선포할 수 있게 됐다.

그런 입장에서 핵프로그램을 폐기하고 비핵화의 길을 걸으라는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항복과 같은 것으로 쉽게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동안 북한이 남북간 접촉에서 비핵화의 '비'자도 끄집어 내지 못하게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국만이 아니라 우리로서도 한반도의 비핵화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다.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는 한반도에서 진정한 평화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핵보유는 남한이 아닌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북한의 논리도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남북한간의 현격한 핵 비대칭 속에서 남북관계나 화해협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북한과의 갈등과 긴장을 무릅쓰고 북한에 대한 비핵화 요구에서 한걸음도 물러설 수 없는 이유이다.

특사단은 북한이 비핵화의 문을 열고 나오기 전까지는 미국과 '빛샐 틈없는 공조'를 취하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의 강도를 높여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트럼프 미국 정부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CVID)이어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제시하며 이것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도 이것이 비핵화의 최종적인 목표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협상에 임해 북한을 적극 설득해야 할 것이다.

결국 남은 것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선택이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 속에 핵무기만을 이고서 고립과 궁핍의 길을 계속 걸을 것인지, 아니면 비핵화의 문을 열고 나와 남북간 협력 속에 새로운 발전의 길을 걸을 것인지 양자택일해야 한다.

특사단은 이번 방북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면담을 갖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의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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