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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18에서 스마트 워치가 사라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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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8 (Mobile World Congress, MWC)’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로셀로나 피란 그란비아 전시장에 참가 기업 관계자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바로셀로나=사진공동취재단/노컷뉴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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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MWC 2018에 출시된 스마트폰들에 '혁신'이 빠졌다는 자조적인 평가가 나올만큼 눈길을 끌만한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카메라 성능을 강화하거나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하는데 그쳐 지난 1월 CES 2018 분위기의 '재탕'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이번 MWC에서는 2015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으기 시작한 스마트 워치와 피트니스 트래커가 자취를 감췄다. 스마트 웨어러블 장치들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MWC가 웨어러블 장치가 중심인 행사는 아니지만 최근 몇년 간 스마트 기기 제조사들이 스마트 워치와 피트니스 트래커 인기에 힘입어 주요 라인업 발표장으로 활용해왔다.

스위스 웨어러블 액세서리 브랜드인 마이크로노즈(Mykronoz) 정도가 이번 MWC에서 눈길을 끌만한 업체에 꼽힌다. 마이크로노즈는 세계 최초의 리얼 하이브리드 스마트 워치를 내놔 주목을 끈 업체다. 그나마도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8에서 공개한 'ZeTime'의 변형인 'ZeTime Petite'을 전시했다.

매년 새로운 스마트 워치를 내놨던 제조사들은 흥미를 잃은 듯 보인다.

새로운 스마트 워치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던 화웨이는 메이트북 X 프로, 스마트폰, 태블릿PC 미디어패드 5 등 컴퓨팅 라인업을 내놨을 뿐 스마트 워치는 단 한 종도 출시하지 않았다.

 

화웨이 워치 최고경영자(CEO)인 리차드 유는 영국 정보기술 매체 테크레이더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 워치 2'가 잘 팔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서두르지 않는다"며
"당장 급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당분간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화웨이 워치 2는 지난해 3월 중국을 비롯해 일부 국가에 출시됐다.

2015년 1월 '소니 스마트 워치3'를 출시한 이래 신제품 출시가 없는 소니도 급할게 없다며 신제품 계획에 선을 그었다.

이번 MWC에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인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가 그나마 새로운 웨어러블 제품에 속한다. 주변의 소리를 들으면서 음악을 듣거나 통화를 할 수 있고, 좌우 완전 독립 무선 스테레오 재생을 즐길 수 있다. 헤드 제스처 기능도 있다. 하지만 스마트 워치는 출시하지 않았다.

카즈 타지마 소니 창의적 디자인 및 제품 기획 담당 수석 부사장은 "기술 혁신을 통해 큰 발전이 진행된 뒤에 신제품을 출시하려고 한다. 현재 나와있는 스마트 워치 제품의 솔루션 개선을 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연결성과 같은 기술 혁신이 진행되면 새로운 제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타지마 부사장은 향후 스마트 워치 제품이 출시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음성 명령이나 제스처가 제한된 디스플레이 환경에 녹아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연결성이 뛰어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이 움직일 것이고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그때 시계 개념을 포함시키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 출시 계획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며 "우리는 시장 차원에서 최종 소비자가 스마트 워치를 어떻게 하면 구매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삼성도 MWC에 갤럭시S9 시리즈 외에 새로운 웨어러블 제품을 출시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타이젠(Tizen)이 적용된 최신형 스마트 워치 갤럭시 기어가 지난해 9월 '갤럭시 기어 스포츠'를 출시하며 1년 주기로 업데이트 주기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갤럭시 기어S4는 올해 9월에나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MWC가 더이상 스마트 워치나 웨어러블 기기를 공개할만한 매력이 없는 것일까.

웨어러블 기기 전문 업체인 가민이나 핏빗도 최근 MWC를 기피하고 있다. 오히려 매년 9월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인 IFA에 집중하는 모양세다. 핏빗은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 워치 '아이오닉'을 IFA 2017에서 공개했다. 제품에 대한 정보와 출시 일정은 자체 채널을 통해 언론에 사전에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워치와 피트니스 트래커 전문 업체로 명성이 높은 핏빗과 같은 업체들이 더이상 많은 비용을 내고 가전 박람회에 이름을 알라지 않아도 되는데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다는 소식만으로도 충분히 홍보가 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가민도 가전 박람회 일정과 상관 없이 지난해 12월 피트니스 트래커 '비보피트4(Vivofit 4)'을, 1월 CES 2018에는 '포러너 645 뮤직(Forerunner 645 Music}'을 출시했다.

기술업계 관계자 보다 패션 셀럽들에게 더 유명한 세계 최대 시계 및 보석 액세서리 박람회인 '바젤월드(Baselworld)'에서는 유명 시계 업체들이 스마트폰과 연계되는 스마트 워치를 종종 발표한다. 기술적 관점에서 주목도는 낮지만 보다 더 스마트한 시계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과 함께 스마트 워치와 피트니스 트래커 제품 경연장으로 주목받았던 MWC 2018에서는 당분간 스마트 웨어러블 제품을 만나보기 힘들 수도 있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폰 못지 않게 스마트 워치 시장도 기술적으로나 수요측면에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웨어러블 기기 800만대를 출고해 핏빗(540만대)과 샤오미(490만대)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7.5% 증가한 수치로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2016년 4분기 14.4%에서 21.0%로 상승했다. 가민이 250만대, 화웨이가 160만대로 뒤를 이었다.

연간 출고량에서도 애플은 1770만대(점유율 17.7%)를 달성하며 1위를 차지했다. 샤오미가 1570만대(점유율 13.6%), 핏빗 1540만대(점유율 13.3%), 가민 630만대(점유율 5.4%), 포실 490만대(점유율 4.3%)를 기록했다.

4분기 전 세계 웨어러블 시장 규모는 2016년 동기 3520만대보다 7.7% 성장한 3790만대를 기록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IDC는 "웨어러블 기기의 가격이 점차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선호도가 더 정교한 제품, 잘 알려진 브랜드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너도나도 뛰어들며 판을 키웠던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정리되며 애플, 핏빗, 가민, 샤오미 등 초기 시장을 개척했던 전문 기업들 중심을 재편되는 모양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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