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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훔친' 이상화, 마지막 한 마디 "베이징?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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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18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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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가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강릉=CBS특별취재팀)

 

'빙속 여제'의 이상화(29 · 스포츠토토)의 위대한 도전이 일단 마무리됐다. 비록 아시아 최초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3연패는 무산됐지만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이상화는 18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500m를 37초33로 끊었다. 36초94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32 · 일본)에 아쉽게 0.39초 차로 뒤져 금메달을 내줬다. 이전 올림픽 기록은 이상화가 2014년 소치에서 세운 37초28이었다.

경기를 마친 이상화는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새 빙속 여왕에 오른 고다이라가 위대한 레이스를 마친 여제를 위로했다.

이상화의 벌써 네 번째 올림픽이었다. 이상화는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5위로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새 여왕에 올랐다. 합계 76초09로 우상이던 예니 볼프(독일)를 0.05초 차로 제쳤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도 합계 74초70으로 2위에 0.36초 앞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2연패였다.

하지만 이상화의 3연패는 이뤄지지 않았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의 여파 속에 전성기의 속도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그 사이 대기만성한 고다이라에 왕좌를 내줬다.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이상화(오른쪽)가 18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시상대 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은 동메달을 획득한 체코의 에르바노바. 가운데는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강릉=CBS특별취재팀)

 

경기 후 이상화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경기는 이미 끝났고 결과는 은메달로 마쳤으니 후회하진 않는다. 값진 경험이었다"고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경기 후 흘린 눈물에 대해서는 "이제 끝났구나, 드디어 끝났구나. 금메달을 못 따서 슬퍼하는 게 아니었다"면서도 "3연패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할 수 있다고 되뇌었다"며 그동안의 마음고생도 전했다.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이상화는 첫 100m 구간은 10초20으로 고다이라보다 0.06초 빨랐다. 이상화는 "나도 빠르다는 것을 느꼈고 세계신기록(36초36)을 세울 때 느낌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너무 오랜만에 느껴봐서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가 나왔다"고 말했다.

새 여왕은 빙속 여제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이상화는 "경기 후 고다이라가 '나는 아직도 너를 존경한다'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나도 '1500m와 1000m에 이어 500m까지 뛰는 게 대단하다'고 말해줬다"고 둘의 대화를 들려줬다.

힘들었던 준비 과정도 떠올랐다. 이상화는 "지난해가 너무 힘들었는데 종아리 부상도 있었다"면서 "몸은 앞으로 가는데 기록이 나오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자유자재로 스케이팅을 할 수 없었다"면서 "종아리 부상이 너무 커서 뭐가 나를 잡고 있는 거 같았다"고 돌아봤다.

공식 기자회견을 위해 인터뷰를 마무리할 즈음 이상화는 "나 좀 갈래요. 힘들어"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마지막 질문은 "베이징올림픽 도전하나요?"였는데 이상화는 "그건 몰라요"라며 회견장으로 향했다.

이후 일본 취재진의 같은 질문에도 이상화는 "오늘은 여기서 끝"이라며 휘갑을 쳤다. 기자회견에서도 "베이징 도전은 생각해본 적 없다"면서 "지금 끝난 올림픽부터 제대로 쉬고 싶다"고 말했다. 위대한 여정을 마친 여제에게는 일단 휴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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