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눈물 좀 닦고...'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이 13일 평창동계올림픽 500m 결승에서 아쉽게 실격돼 메달이 무산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눈물을 닦아내고 있다.(강릉=노컷뉴스)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20 · 성남시청)은 인터뷰 내내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이기지 못했다. 울먹였고,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그동안 혹독한 훈련을 해온 시간이 서러웠다.
하지만 의연하게 다시 내일을 다짐했다. 목소리에서는 울음이 섞였지만 웃으며 재기를 약속했다.
최민정은 13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42초569를 찍은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에 간발의 차로 뒤졌다.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이 예상됐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임페딩(밀기반칙) 판정이 나와 실격됐다. 최민정은 5명 출전 선수 중 순위에 오르지 못해 메달이 무산됐다.
큰 기대를 걸었기에 실망도 컸다. 최민정은 한국 여자 쇼트트랙 사상 최초의 500m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했다. 샐 수 없이 많은 스타트 훈련을 소화했고, 몸무게와 웨이트 트레이닝을 늘려 힘도 길렀다. 그 결과 남자 선수들 못지 않은 강력한 스피드를 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노련한 폰타나의 레이스에 밀렸다. 준결승에서 최민정은 압도적인 스피드로 폰타나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결승에서는 폰타나의 견제에 막혔고, 막판 역전을 노렸지만 끝내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최민정이 13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500m 결승에서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와 경합하고 있다.(강릉=노컷뉴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최민정은 일단 너무 많은 취재진이 몰리자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곧바로 "앞선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어떤 결과가 나와도 만족하겠다고 받아들이겠다고 했으니까 지금은 뭐 결과에 대해서 후회는 없고요"라며 울먹였다. 이어 "단지 그동안 힘들게 노력했던 것 때문에 눈물이 나는 것 같은데…"라고 말한 뒤에는 잠시 눈물을 닦아냈다.
인터뷰를 이은 최민정은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관심가져주셨잖아요. 거기에 대해서 보답해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세 종목 남았으니까 계속해서 집중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응원 관심 가져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울먹임은 그치지 않았다. 최민정은 "아무래도 지금까지 힘들 게 노력했던 생각 때문에 눈물이 나는 것 같다"고 다시 말한 뒤 "그래도 결승까지 올라가서 후회없는 경기를 펼쳤으니까 결과에 대해선 만족하고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판정에 대해서는 석연찮은 표정이었다. 최민정은 "실격 사유는 못 들었는데 피니시(결승선)에서 부딪힘으로 실격하지 않았나 싶다"면서 "해명을 들은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심판이 본 카메라와는 각도가 조금 달랐다"면서 "심판들이 보는 카메라에서는 내가 좀 실격 사유가 됐다고 봐서 판정을 내린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내가 잘했다면 부딪힘이 없지 않았을까 싶어요"라고 웃어보였다. 최민정은 "(오늘 결과가 남은 경기에) 영향은 안 끼칠 것 같다"면서 "더 잘 준비해야죠. 주종목이니까"라고 힘주어 말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