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지 않는 용기' 치매 실종자 손잡은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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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치매노인을 발견한 시민들이 감사장을 받았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맹추위 속 길을 잃고 헤매는 치매 실종자들에게 손을 내민 시민들이 경찰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지난 1일 오후 7시 10분쯤 연제구의 한 편의점 앞. 한 50대 여성이 행인들에게 횡설수설 말을 걸었다.

살을 에는 추위에 발길을 재촉하는 시민들이 이 여성의 곁을 지나갈 때 김태윤(40·여)씨는 발걸음을 멈췄다.

김씨는 칼바람에 차가워진 여성의 손을 붙잡고 인근 지구대로 향했다.

김씨가 발견한 이모(57·여)씨는 앞서 전날 오후 4시 40분쯤 가족이 잠시 눈길을 돌린 사이 길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치매 증상이 있는 이씨의 가족에게 연락해 무사히 인계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쯤 황령산 산책로.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캄캄해진 길을 70대 노인이 위태롭게 걸어갔다.

어딘가에 부딪힌 듯 노인의 이마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 모습을 발견한 회사원 김호진(30)씨는 곧장 112에 전화를 걸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박모(79·여)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자신의 집에서 나선 뒤 실종된 상태였다. 박씨 역시 치매를 앓고 있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7시 30분쯤 기장군 철마면 한 터널 안에도 한 70대 노인이 차량 곁을 위험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터널을 지나던 회사원 김용주(63)씨는 차에서 내려 노인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본 뒤 경찰에 실종자 발견 신고를 했다.

김씨가 지나치지 않은 김모(71)씨는 같은날 오전 10시쯤 입원 중이던 연제구의 한 병원에서 나간 뒤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김씨도 치매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12일 오전 김용주씨 등 실종자를 발견해 신고한 시민 3명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이들은 "지역 사회 일원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주위의 작은 관심이 있었다면 실종자들이 조금 더 빨리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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