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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사로잡은 외국인·국제부부 유튜버,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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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엔 미역국, 길거리 음식, 한국선 당연한 일상이 재미"…"좋아하는 일해서 행복"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 한국에서의 일상을 전하는 외국인·국제부부 크리에이터 02 (왼쪽부터 에밀, 휘트니, 이규호) KPR

 

유튜브가 동영상 플랫폼을 넘어 세계적인 미디어로 자리 잡으면서 하루에만 65년 분량의 새로운 동영상과 유튜버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중 유독 한국을 사랑해 여행 오거나, 아예 거주하면서 자신들이 겪었던 이야기를 풀어내는 외국인 유튜버들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빡쳤어요" 같은 말도 쓰고 입맛은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 사람 같기도 하다. 한국에서 일상을 전하면서 문화도 즐기는 동시에 해외에 한국을 소개하는 '한국 전도사'로 거듭나기도 한다.

지난 7일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 참석한 휘트니, 에밀(에밀튜브), 국제부부 '2hearts1seoul(투헐츠원서울)'가 대표적이다.

◇ "한국 익숙해져서 미국 생활을 잊어버렸어요" 35만 유튜버 '휘트니'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_휘트니

 

"미국인인데 미국 생활을 잊어버렸다"는 미국 여성 '휘트니'는 '한국 생활 7년차'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유튜버 프로필에 적힌 "한국에서 살고 있는 미국인 크레이지한 여자 휘트니입니다!"라는 단 한 줄은 '휘트니스러운' 채널을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평소 영상 찍는 걸 좋아한다"는 휘트니는 약 4년 전부터 집에서 신발을 신는 여부 등 한국과 미국 문화와의 차이나 한국에서 외국인이 겪는 신선한(?) 경험 등 다양한 영상을 올리면서 유튜브를 시작했다.

"메뉴는 영어로 적혀있는데, 원어민 발음 그대로 banila latte를 달라하면, 못 알아 듣고 "바.닐.라.라.떼"라고 똑똑히 발음해야 알아듣더라"면서 "이런 재밌는 상황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차이를 모르겠고, 오히려 미국 생활을 잊어버렸다"며 유쾌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36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휘트니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인 시청자를 위한 채널과 영어를 사용하는 해외 채널 2개를 운영 중이다. 한국인에게는 코믹하면서도 휘트니스러운 다양한 영상으로, 외국 시청자에게는 한국을 알리는 영상으로 믾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에서 특히 인지도를 얻으면서 최근 공중파에 진출하기도 했다. 휘트니는 "거리에서 사람들이 '휘트니다, 휘트니' 하면서 알아보고, 특히 아이들이 '휘트니 언니, 좋아요, 팬이에요' 할 때마다 정말 행복하고 사랑을 주고 싶다"면서 "그런데 미국에선 그런 게 없어서 한국 생활이 더 즐겁다"며 웃으며 말했다.

◇ "거제도는 정말 최고"…"지금은 백수에요" 英 청년 '에밀'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_에밀(에밀튜브) KPR

 

"백수에요, 백수"라며 파랗고 큰 눈으로 너스레를 떠는 이 유튜버는 영국에서 온 26살 청년 에밀 프라이스다.

에밀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영어를 가르치는데, 특히 실생활 영어 '꿀팁'이나 한국인들이 잘못 쓰는 영어를 고쳐주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한국어를 하루 6시간씩 혼자 공부했다는 에밀은 "내가 공부를 해보니 왜 한국인들이 영어 실수를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 여행왔다 매력에 빠졌다"는 그는 영어뿐만 아니라 한국 여행, 문화, 한국에서의 일상영상(브이로그)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1년 동안 매일매일 오후 9시에 영상을 올리겠다는 도전을 했다. 실제 그의 채널에 들어가 보면 매일 밤 9시에 올라온 그의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매일 영상 찍고 자막 넣고 편집하는 거 너무 빡세요. 미쳤어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에밀은 여느 한국인과 다름없었다. 현재 구독자 26만 명을 넘어섰고, 동영상 조회수도 6400만뷰에 달한다.

유튜브를 하면서 "전국을 거의 다 돌아봤다"는 에밀은 광주, 제주도 등 다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거제도가 제일 좋았다"고 말했다. "눈에 담기는 모든 장면이 그림 같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아직 거제도를 못 가봤다는 진행자에게 "꼭 가보라"며 추천하기도 했다.

◇ "北 관련 뉴스에 가족 '안심' 위해 시작" 국제부부 유투버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_이규호(2hearts1seoul) KPR

 

한국에서의 일상을 전하는 국제부부 채널도 많은 공감을 얻으면서 12만 명의 구독자와 1300만 뷰의 동영상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캐나다 여성 세라와 한국 남성 이규호 씨가 운영하는 '2hearts1seoul(투헐츠원서울)'이다.

"외국에서는 한국에 대한 뉴스가 주로 북한 핵, 지뢰 사고 같은 자극적인 뉴스만 보도돼 세라 가족을 안심시키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는 이규호 씨는 한국이란 나라가 안전한 곳이라는 걸 보여주면서도 둘의 알콩달콩한 생활을 담게 됐다.

"가족에게 보여주기 위한 영상이 이렇게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을 줄은 몰랐다"는 그는 인기 비결로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았던 것"을 꼽았다.

"캐나다에서는 크리스마스가 1년 중 가장 큰 할러데인데, 한국의 최대 명절인 설날, 추석과는 다른 느낌이고, 결혼식도 한국에서는 부모가 빛나고, 캐나다에서는 우리 부부가 주인공"이라는 설명이다.

생일 때 미역국을 먹고, 길거리 음식은 감자튀김, 피자에 그치는 외국과 달리 붕어빵, 떡볶이, 또 포장마차까지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외국인에겐 생소한 것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머무르게 했다.

이 씨는 "구독자 중에 '제 영상을 커피와 함께 시작한다'는 분이 있었다. 편안하게 아침을 시작하면서 소소한 일상을 시작한다고 말해줘서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또 "어떤 분은 '공황장애를 겪고 있어 밖에 나갈 수는 없지만, 똑같이 (나처럼) 느끼고 볼 수 있어 좋다'고 했다"며 보람을 전했다.

◇ 올림픽 보러 한국에 왔다면? "닭갈비, 붕어빵 먹고, 마스크팩 챙기세요"

평창올림픽으로 한국에 처음 오는 외국인들이 꼭 해야 하는 것으로 휘트니는 '한국 뷰티 체험'을 꼽았다. 휘트니는 "한국에 온다면 꼭 명동과 강남에 가서 마스크팩을 많이 챙겨가라"고 조언했다. 현지보다 저렴하고 성능은 훨씬 뛰어나다는 이유에서다.

에밀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닭갈비 꼭 먹어봐야 한다. 외국인 친구 중에 닭갈비 안 좋아하는 친구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닭볶음탕'도 추천했다.

이규호 씨는 "세라가 가장 좋아하는 게 호떡이랑 붕어빵"이라면서 "세라는 여름에도 어떻게든 찾아서 먹는다. 떡볶이도 소개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의 매력으로 휘트니는 "자연스러우면서도 예쁜 화장"을, 외국 시청자와의 차이로는 "K뷰티, K팝 같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 인기를 묻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무릎까지 치면서 "BTS, 장난 아니에요"라고 답할 정도다.

휘트니는 K뷰티뿐만 아니라 K팝 인기를 유튜브에서 실감한다고 전했다. 휘트니는 아이돌과 함께한 영상을 한국 채널과 영어 채널에 똑같이 올렸는데, 영어 채널에서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것이다.

에밀은 '먹방'과 '자막'을 꼽았다. "영상 섬네일에 음식 사진 여부로 조회수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또 "해외와 달리 한국은 TV 자막이 많이 나와선지 자막에 익숙한 것 같다"면서 "자막 작업하려면 서너시간 정도 더 해야 하는데 한국 시청자를 위해서 한다"고 말했다.

국적도, 나이도, 직업도 모두 달랐던 이 세 유튜버의 공통점은 "현실은 여유롭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일을 해서 행복하다"는 것이다.

휘트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유튜브를 시작하자 처음엔 엄마가 크게 실망했지만 지금은 인정받았다"며 "잘 살진 않지만 힘들게 사는 것도 아니다. 영상 찍는 걸 좋아했고 돈 많이 안 벌어도 계속할 것이다. 신경 안 쓴다"며 확고하게 말했다.

에밀은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도 '일하기 싫다, 나가고 싶지 않다' 그런 느낌이 없다"며 "수익은 줄어들었지만,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구독자 백만 명을 넘기고, 좋은 콘텐츠로 저변을 넓히고 싶다"며 목표를 밝혔다.

이 씨는 "회사에 다녔지만 잘 안 맞는 것 같아 관두고 취미로 시작했다. 아직 주 수입원은 아니어서, 프리랜서로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악플에 속상할 때도 있지만 "모두를 만족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무엇을 해도 좋아해 주시는 사람들에 콘텐츠 맞추고 싶다"며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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