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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의 첫 밤' 차준환, 외박해야만 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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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0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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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피겨 스케이팅 차준환이 6일 오전 훈련을 마친 뒤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 강릉선수촌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한형 기자

 

'피겨 왕자' 차준환(17 · 휘문고)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감기 몸살로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님에도 훈련을 강행했다.

차준환은 6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 보조 링크에서 예정된 두 차례의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전날 밤 늦게 강릉에 입성한 차준환은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얼음판에 나섰다. 오전에는 고난도 동작을 배제하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면 오후에는 4회전 점프까지 모든 동작을 점검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은퇴)와 함께 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훈련 틈틈이 차준환과 대화를 나누며 연기의 완성도를 높여갔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김연아의 금메달을 도왔던 오서 코치는 이번 대회 하뉴 유즈루(일본) 등 5개 개국 제자와 함께 출전했다.

다만 오서 코치의 AD 카드는 한국 국적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배려한 것일 테지만 차준환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는 방증이다. 오서 코치는 "차준환이 이번 대회 톱10에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날 훈련의 느낌은 어땠을까. 캐나다 토론토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3일 입국한 차준환은 아직 몸살에서 낫지 않았다. 차준환은 "사실 몸 상태가 괜찮아서 했다기보다는 귀국하기까지 거의 5일을 강제로 쉬었다"면서 "그래서 오늘 훈련한 게 사실 한국 와서 처음인데 이제는 아프든 말든 뛰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뛰었는데 사실 약간 예상대로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던 거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너무 훈련이 고돼 몸에 탈이 난 모양새다. 차준환은 "가끔 몸살이 나는데 엔꼬(체력 고갈) 난다고 해야 하나?"라면서 "비행기 타고 오면서 잠을 한숨도 못 잤는데 속은 상하지만 그래도 (쉬어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미소년 특유의 웃음을 지었다.

'외박이라고 해야 하나요?' 차준환이 6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 보조 링크에서 진행된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생각에 잠겨 있다.(강릉=노컷뉴스)

 

그래서 아직 강릉선수촌에 입촌하지 못했다. 차준환은 전날 밤 선수촌 웰컴센터에서 AD카드만 수령한 뒤 첫날은 촌외 숙소에서 머물렀다. 차준환은 "어제 밤에 왔는데 아직 감기 몸살이어서 밖에서 지냈다"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감기를 옮기는) 피해가 갈 수도 있어서 오늘 입촌할지 안 할지도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정말 잠깐 쉬었던 차준환이다. 지난달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극적으로 올림픽 티켓을 거머쥔 차준환은 오서 코치와 함께 올림픽 무대를 준비했다. 차준환은 "원래는 몸살이 나도 훈련을 하는 타입이라 캐나다에 있을 때는 평소와 다름없이 했다"면서 "하지만 이번엔 워낙 정말 중요한 대회이기 때문에 귀국 후 조금 쉬었다"고 말했다.

오는 9일 대회 개막식 참석 여부도 몸 상태에 달렸다. 혹한이 예상되는 터라 혹시라도 컨디션에 지장을 줄지 모르는 까닭이다. 차준환은 "개막식 참석은 아직 모르겠다"면서 "그날이 피겨 단체전 쇼트프로그램 경기라 끝나고 컨디션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단체전에 개인전까지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장점을 찾는 차준환이다. "먼저 단체전을 치르는데 약간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차준환은 "하지만 개인전에 앞서 점검할 수 있는 기회라 거기서 조금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목표도 설정했다. 차준환은 "톱10도 중요하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열심히 준비한 만큼 클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목표'라면서 "그러면 순위와 점수가 어떻든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서 코치는 이날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차준환의 인터뷰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 전까지 온전히 훈련에 매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한국 남자 피겨의 희망 차준환이 차근차근 꿈의 무대를 위한 준비를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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