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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탈락 충격' 러, 정치적 음모설까지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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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지난해 서울 송파구 한체대 빙상장에서 러시아팀과 훈련을 하는 모습. 이한형 기자

 

옛 조국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놓인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33 · 한국명 안현수). 22일(현지 시각) 현 국적의 러시아 언론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만든 평창올림픽 출전 허용 선수 명단에 빅토르 안이 제외됐다"고 전했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금지약물 복용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빅토르 안은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실태를 폭로한 캐나다 법학자 리처드 맥라렌 보고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IOC는 이 보고서에 따라 지난해 말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 다만 러시아 선수들은 오륜기를 달고 개인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도 조건은 있다. 도핑 테스트를 통과한 '깨끗한' 선수들에 한해서다.

이런 가운데 빅토르 안이 IOC의 출전 허용 명단에 빠진 것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 국적이던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안현수 이름으로 출전해 3관왕에 오른 빅토르 안은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도 3관왕으로 부활했다. 그러나 이번 파문으로 불명예스럽게 은퇴할 위기에 놓였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2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빅토르 안은 모스크바에서 지급받은 장비를 점검하던 도중 자신이 평창올림픽 출전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보도를 접했다. 빅토르 안은 이 소식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러시아 RT방송은 전했다.

러시아 측은 이에 대해 극력 반발하고 있다. 빅토르 안과 함께 명단에서 빠진 블라디미르 그리고리예프는 RT를 통해 "쇼트트랙은 가장 깨끗한 스포츠"라면서 "아무도 금지된 약물의 도움을 받아 기록을 향상하려고 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챠(빅토르의 애칭)는 그의 힘만으로 승리를 거뒀다"면서 "보도에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유명 스포츠해설자인 드미트리 구베르니에프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나와 면담 도중에 빅토르 안의 소식을 듣고 매우 화를 냈다"고 전했다.

빅토르 안의 배제에 대해 정치적 음모설까지 나오고 있다.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인 스베틀라나 호르키나는 "강력한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고, 발레리 가자예프 하원의원도 "정치적 의도가 담긴 조치"라고 강조했다.

개최국인 한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은 그러나 남자 대표팀의 경우 소치올림픽에서 러시아 등에 밀려 노 메달에 그쳤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절치부심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옛 조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서 화려한 선수 생활을 마무리를 꿈꿨던 빅토르 안. 과연 그의 굴곡진 운명의 결말이 어떻게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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