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남 이틀째인 현송월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점검단이 21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국립극장'이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장으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예술단 파견 사전점검단 7명은 22일 국립극장과 장충체육관, 잠실학생체육관을 둘러봤다. 세 곳 중 국립극장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할애하며, 공연장 상태를 체크했다.
앞서 방문한 잠실학생체육관과 장충체육관은 각각 15분 정도만 둘러봤다. 반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2시 15분께 도착해 1시간 반 가량을 머물며, 음향 시설과 조명 위치를 확인했다. 이같은 행동으로 보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 유력한 것이나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애초 삼지연 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장 후보지로 거론되지 않았다. 올해 초부터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이 들어가는 탓이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이 2월 대관이 잡혀 있어, 마땅한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아직 공사가 들어가지 않아 조금만 정비하면 공연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유력한 공연장 후보로 언급됐던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공연 스케줄이 잡혀 있어 북한 예술단의 공연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국립극장은 1985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 교환 방문 때와 1990년 남북 음악인들의 합동공연 '송년통일전통음악회' 당시 북한예술단이 공연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다. 객석은 1500석 정도이다. 잠실체육관(5400석)·장충체육관(4500석)이나 앞서 거론된 세종문화회관(3600석)·예술의전당(2600석)보다는 적다.
게다가 이번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이 140명 규모로 오케스트라 단원 80명에 춤과 노래를 소화할 단원들이 뒤섞인, 대규모 종합 예술 공연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무대가 가로로 긴 형태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 적합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확정이 아닌 만큼 거론된 공연장 이외의 다른 곳이 될 가능성도 있다. 최대 2만5000석 규모의 고척스카이돔도 후보군에 올라 있다.
한편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은 티켓 판매 없이 전석 초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황성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세종시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공연장과 공연인이 정해지면 티켓 판매는 기본적으로 판매할 계획은 없다"며 "초대 위주로 갈 텐데 세부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는 공연 내용이 결정되고 나서 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