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내 교통사고로 숨진 6살…추모 물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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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에 걸린 현수막(사진=김미성 기자)

 

대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6살 여자아이가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와 관련해 추모 물결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오후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를 찾았다.

아파트 단지의 한 나무 아래에는 생전 아이가 좋아했을 과자와 꽃, 그림 등이 쌓여 있었다. "이쁜아!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라고 쓰인 현수막도 걸려있었다.

이곳은 지난해 10월 아파트에 사는 5살 아이가 엄마와 손잡고 단지 내 횡단보도를 건너다 갑자기 돌진해오는 차에 치여 숨진 곳이다.

추모공간에는 숨진 아이 또래의 자녀를 둔 부모들이 유난히 많았다.

주민 김모씨는 "제 딸이랑 비슷한 또래 아이가 하늘나라로 간 건데 자식 잃은 슬픔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느냐"며 눈물을 글썽였다.

한 주민은 추모 공간 앞에서 기도하기도 했다.

아이가 사고를 당한 곳에 과자와 꽃다발 등이 쌓여있다. (사진=김미성 기자)

 

숨진 아이 또래의 어린이들은 친구를 배웅하기라도 하듯 직접 그린 그림과 "사랑해, 보고 싶어"라고 쓴 글 등을 추모 공간에 붙여놓았다.

한 아이는 영문도 모른 채 "엄마, 왜 울어"라고 물으며 함께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아파트 단지 내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줄줄이 헌화했다.

이날부터 시작된 '추모제'에서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엄마는 먼저 떠난 딸에게 쓴 편지를 직접 읽을 자신이 없던 걸까. 한 주민이 피해 아동 어머니를 대신해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엄마 껌딱지, 내 딸아. 6년밖에 함께하지 못한 우리 딸. 당연히 모든 시간을 함께할 줄 알았는데 우리 가족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지금이라도 네가 달려와서 안길 것 같은데, 엄마하고 소리 지르며 장난칠 것 같은데 어디에도 너는 없구나"

"근데 엄마는 왜 이리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하루에도 수천 번씩너의 흔적을 찾아 헤매고 마치 네가 있는 것처럼 사진을 보며 대화를 하고 대답이 없는 너 때문에 울고 네가 좋아하는 텔레비전을 보여주고 또다시 너랑 대화하는 날 발견한단다"

"이쁜아 거기서 잘 지내고 있는 거 맞지? 너는 다 보고 있는 거 맞지?"

낭독하던 주민 역시 편지를 들고 있던 손을 떨며 울먹였다. 곳곳에선 주민들의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주민들이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사진=김미성 기자)

 

추모 공간 한쪽에는 '가해자 엄벌 및 재발 방지 서명부'가 마련됐다.

피해 아동 부모는 "가해자는 사고 며칠 뒤 비행기를 타고 가족여행을 갔다"며 "죗값을 달게 받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최대한 벌을 받지 않으려 우리를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시는 우리 아이와 같은 피해자가 아파트 내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을 간곡히 서명 동참을 호소드린다"고 했다.

부모는 21일까지 평소 아이가 좋아했던 아파트 분수대 앞에서 추모제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부모는 아파트 단지 내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도로교통법 12대 중과실로 처벌해야 한다는 청원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도로교통법 상 12대 중과실이란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횡단보도 사고 등 가해자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사고사례를 뜻한다.

부모는 청원을 올려 “만약 가해자가 중과실 범죄였어도 지금같은 행동을 했을까”라고 반문하며 “아이들이 안전해야 할 아파트임에도 사유지 횡단보도라는 이유로 지켜주지 못한다면 똑같은 사건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아파트 단지 내 횡단보도도 도로교통법 12대 중과실로 적용돼 가해자에게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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