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의 참가가 공식화되며 남과 북은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으로 개막식 공동 입장과 한반도기 사용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 대회’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응원단이 한반도기를 흔드는 모습. 황진환기자
"공동입장이 합의되면 한반도기를 들게 되겠다"
지난 15일 국회를 찾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북의 개막식 공동입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남북 대표자가 오는 20일 회의를 열고 최종적으로 결정하지만 도 장관의 발언은 사실상의 합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도 장관은 부산 아시안게임과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때도 한반도기가 전면에 나섰다는 점과 함께 역대 한반도기가 9차례나 국제 스포츠대회에 등장했다는 점을 국회에서 강조했다. 또 "체육을 통한 한반도 평화가 올림픽이 추구하는 가치"라며 공동입장과 한반도기 사용이 가질 의미를 재차 밝혔다.
도 장관의 발언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한반도기가 등장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다만 한반도기가 아닌 태극기와 인공기의 동시 등장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의 남북 공동입장과 한반도기는 언제 처음 등장해 어디서 쓰였을까.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남북의 공동입장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 최초다. 이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과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5년 마카오 동아시안게임,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도하 아시안게임,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까지 계속됐다.
(사진=자료사진)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남과 북의 공동입장에는 한반도기도 함께했다.
태극기와 인공기가 함께 등장하거나 올림픽기를 사용하는 대신 흰색 배경에 하늘색 한반도가 그려진 한반도기가 남과 북의 동행을 알리는 상징적인 존재로 사용됐다. 한반도기는 지난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 처음 등장해 남과 북 화해 무드의 대표 상징이었다.
여기에 그동안 남과 북의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과 지난해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 등에도 한반도기는 비공식적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공동입장이 실현되지 않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도 남북 공동입장이 논의된 것은 오래지 않았다. 북한이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열리는 이번 동계올림픽이라는 점에서 '평화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위해 IOC와 협의를 거쳐 북한이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참가가 논의되며 공동입장 가능성이 생겼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과 북이 공동입장하며 한반도기를 앞세울 경우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이후 15년 만에 우리 땅에서 남과 북이 손을 맞잡고 발걸음을 맞추는 종합스포츠대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