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들을 구하다 목숨을 잃은 단원고 순직교사들이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기간제 교사란 이유로 참사 발생 3년이 지나도록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순직인정을 받은 김초원, 이지혜 교사도 함께 안장된다.
◇ '제자가 먼저였던 그들'… 현충원 순직공무원 묘역에 안장대전 국립현충원은 16일 오전 11시,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들을 먼저 대피시키다 순직한 단원고 교사 9명을 현충원 내 순직공무원 묘역에 안장한다고 밝혔다.
현충원 관계자는 "9명의 선생님께서 16일 오전 현충원에 안장된다"며 "당일 현충관에서 합동안장식을 진행한 뒤 이후 순직공무원 묘역으로 모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순직 교사 11명 중 남윤철 교사의 경우는 가족이 원치 않아 현충원에 안장하지 않기로 했다. 고창석 교사는 지난해 11월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상태라 이날은 총 9명의 교사가 안장된다.
당시 참사로 순직한 교사들은 대부분 탈출이 비교적 쉬웠던 5층에서 머물렀지만 세월호에 이상이 발생하자 학생들이 모여있던 4층으로 내려가 구조에 나섰다. 하지만 순직교사들은 구명조끼도 양보한 채 학생들을 먼저 대피시켰고 자신들은 끝내 숨졌다.
순직한 이해봉 교사(당시 32세)는 당시 난간에 매달린 학생 10여 명을 탈출시킨 뒤 또 다시 선실에 있는 제자들을 구하러 들어갔다 사망했다.
5층에 있던 최혜정 교사(당시 24세)는 4층으로 내려가 "너희들 내가 책임질 테니까 다 (갑판으로) 올라가라"며 구조에 나섰고 "걱정하지마,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께"라는 말을 끝으로 구명조끼도 없이 숨진 채 발견됐다.
◇ 참사 3년 지나도록 순직 인정 못 받던 기간제교사도 함께 영면참사로 희생된 11명의 교사 가운데 기간제 교사 2명(김초원, 이지혜 교사)은 참사 발생 3년이 지나도록 순직을 인정받지 못했었다.
참사 당일이 생일이었던 김초원 교사는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제자에게 입혀주고 정작 자신은 4층 객실로 내려가 구조에 나섰지만 끝내 숨졌다. 이지혜 교사 역시 4층에서 아이들을 대피시키다 이후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채 발견됐다.
그럼에도 그동안 인사혁신처는 두 교사가 공무원연금법상 공무원이 아닌 민간근로자라며 순직을 거부했었고 당시 국가인권위원회조차 순직인정을 거부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교사에 대해 순직 인정절차가 지시됐고 이후 순직이 인정됐다.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 신분이라는 이유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무수행 중 사고를 당한 분들의 순직이 인정되지 않는 차별이 아직도 있는 게 현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제자들을 끝까지 대피시키다 끝내 희생됐고 이후 우여곡절 끝에 순직인정을 받은 두 기간제교사도 대전현충원에 같은 날 나란히 안장된다.
현충원 관계자는 "두 선생님을 포함해 모든 선생님을 고창석 선생님 묘역이 있는 곳에 나란히 모신다"며 "'2014년 세월호 참사 시 단원고 제자들을 구하던 중 순직'이란 문구가 새겨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