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이름값'이 아닌 실제 '능력'으로 대표팀 감독을 선발한다는 분명한 목표를 세웠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더 이상 ‘밀실 행정’은 없다.
지금까지 대한축구협회는 기술위원회를 통해 축구대표팀을 비롯한 연령별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을 선발했다. 하지만 기술위원회 구성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해외 지도자 선임의 경우 특정 에이전시를 통해 찾는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됐다.
이를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2018년을 전후로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기존 기술위원회 구성을 두 개로 나눴다. 이를 통해 20세 이하의 청소년 연령대는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이 맡아 이끌고, 23세 이상과 성인 대표팀은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책임지도록 했다.
특히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의 경우 단순한 감독 선임 이외에 기존 기술위원장 역할도 맡는다. 사실상 하나의 철학을 공유하는 2개의 기술위원회가 연령을 기준으로 나뉘어 활동한다.
기존의 기술위원회를 두 개의 조직으로 나누어 운영하는 이유는 단 하나. 전문성 강화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부임 후 이를 강조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 위원장은 “기술위원장 한 명이 국가대표팀부터 유소년까지 전체를 총괄하기에는 범위가 너무 넓다”면서 “대표팀과 U-23 남녀 대표팀을 중심으로 감독을 선임에 대한 전권과 함께 관리와 지원, 수행능력 평가, 이를 바탕으로 하는 로드맵 설정과 전략 구성 등의 기존 기술위원장 역할까지 맡은 것이 내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로 부족한 지도자 육성 시스템을 꼽았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무엇보다 직책에서도 알 수 있듯 기존의 기술위원장에 대표팀 감독 선발의 중요성을 강화한 만큼 오랫동안 외부에서 한국 축구를 지켜본 김판곤 위원장의 목표는 분명했다. ‘이름값’이 아닌 ‘능력’을 보고 뽑는다는 분명한 구상이다.
김판곤 위원장은 “국민적인 관심과 성적의 중요성이 큰 U-23대표팀이나 국가대표팀은 여러 성공적인 경력의 지도자를 인재풀에 넣어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겠다”고 했다.
또 “지도자를 찾을 때 선수 경력이 좋다는 것은 큰 장점이겠지만 감독을 선임하는데 주도적인 포인트는 아니다. 어떤 팀을 맡았는지도 중요하지 않다”면서 “팀에서 어떤 수행능력과 결과를 보여줬는지, 더 깊이 들어가서는 그 결과가 선수 덕인지, 아니면 좋은 훈련과 관리, 팀 장악 덕인지 잘 평가해서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는 지도자 육성이 부족하다. 선수는 있지만 지도자는 풀뿌리부터 상위 레벨까지 올리는 시스템이 없다”고 분석한 김 위원장은 “폭넓은 인재풀을 구성하겠다. 이름도 없이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꿈꾸는 젊은 지도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말에 한국행을 반대했던 아내도 동의했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