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보도 (사진='뉴스데스크' 캡처)
자사 인턴기자 출신 A 씨의 인터뷰를 일반 시민 인터뷰로 방송한 MBC '뉴스데스크'가 오늘 밤 방송에서 이런 인터뷰가 나가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할 예정이다.
박성제 MBC 취재센터장은 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SNS 모니터링을 통해 시청자 지적을 어젯밤 늦게 알았다. 관련 내용 회의한 결과는 오늘 방송에 언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도 경위와 사과 내용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MBC 보도국은 인터뷰이 조사, 인터뷰 원본 확인 등을 통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박성제 센터장은 "인턴기자(A 씨)와 그의 친구, (해당 보도를 한) 남형석 기자의 친구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이 됐다. 하지만 인터뷰이에게 특정 발언을 유도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기자는 '개헌'에 관한 견해를 정치학 전공 학생에게 듣고자 했고, 그래서 A 씨와 그의 친구를 인터뷰이로 선정했다고 답했다는 게 박 센터장의 설명이다. 박 센터장은 "그러나 일반 시민인 것처럼 내보냈기 때문에, 면피될 수 없는 분명한 취재윤리 위반이라고 본다"며 "엄정히 조사 중이며 외부 조사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MBC는 지난해 11월 15일, 72일 파업을 마치고 복귀했다. '다시, 만나면 좋은 친구'를 슬로건 아래 보도와 프로그램으로 지난 시절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임종석 비서실장의 중동 특사 보도, 제천 화재 대참사 당시 소방관이 우왕좌왕했다는 보도로 비판받은 바 있다. 어제(1일) 방송의 인터뷰 조작 논란 역시 시청자들이 먼저 지적한 것이었다.
시청자들은 "자사 인턴기자를 특정 내용으로 인터뷰하도록 하는 것은 명백히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조작한 것", "개편하자마자 사과방송 세 번이면 과하다. 다시 초심으로 가라 MBC", "기자의 기사 작성에 문제가 있다. 실수라기엔 터무니없다", "MBC 달라질 거라고 관심 있게 보는데 어이없다" 등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박 센터장은 "(시청자들이) 저희 뉴스를 매섭게 감시하고 비판하시는 건 당연하다. 정상화가 빨리, 잘, 제대로 되라고 채찍질하시는 것이라고 본다. 질책 있을 때마다 확인해서 잘못한 게 있으면 고치고 사과할 게 있으면 사과할 것이다. 채찍질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1일 '뉴스데스크'에서는 MBC 인턴기자 출신 A 씨의 인터뷰가 일반 시민 인터뷰로 나갔다. 아래는 A 씨가 등장한 엠빅뉴스 영상 (사진=각 방송 캡처)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1일 2018년 무술년 최대 화두를 '개헌'으로 꼽으며 시민들의 생각을 전하는 리포트를 보도했다. 이때 6명의 시민과 1명의 전문가(정치학 교수) 인터뷰가 포함됐다.
A 씨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촛불혁명을 지나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폐해를 인식했는데, 그런 사건들이 헌법 정신에 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인터뷰했다.
시청자들은 A 씨가 지난해 12월까지 MBC 뉴미디어뉴스국에서 인턴기자로 활동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인터뷰 조작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지난달 7일 MBC 사장 면접에 참석한 최승호 당시 후보에게 신입사원 공채, 사내 비정규직 차별(사원증 목걸이 다름) 등에 대해 질문하는 A 씨의 영상은 '엠빅뉴스'로도 나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