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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우왕좌왕" MBC 뉴스데스크, 반론보도 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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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정정보도인 줄"… 오보 대응 방식에 비판 나와

26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보도 (사진='뉴스데스크' 캡처)

 

MBC '뉴스데스크'가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를 다루면서 소방관들의 개별 역할에 대해 잘못 설명한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소방관의 입장을 들어 반론보도 처리했다. 그러나 취재·보도 과정에서의 잘못을 정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6일은 MBC '뉴스데스크'가 임시 체제였던 'MBC뉴스'를 벗어나 제 이름을 찾은 날이었다. 이날 '뉴스데스크'는 [제천 화재, 긴박했던 상황…'우왕좌왕' CCTV 영상 공개]라는 리포트를 내보냈다. (링크)

"가스 마스크만 착용한 소방대원들은 사람들에게 멀리 물러나라고 하지만 직접 구조에 나서진 않습니다", "4시 31분쯤부터는 한 소방대원이 걸어다니는 모습도 눈에 띕니다. 이 대원은 10분 넘게 무전 교신만 하면서 건물 주변을 걸어다닙니다" 등의 멘트를 통해 현장에 있던 소방관들의 태도를 지적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이 리포트는 즉각 비판에 직면했다.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은 보도가 나간 지난 26일 공식 페이스북에 "모르면 방송하지 마라, 제발 알고들 방송해라"며 리포트 내용을 반박했다.

기자가 '무전기만 들고 왔다갔다'라고 표현한 소방관은 "현장을 지휘하는 사람"이라며 "안으로 들어가면 누가 상황을 파악하고 지휘를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또, "화면상 헬멧과 공기호흡기를 갖추고 있지 않은 소방대원은 응급환자를 싣어 이송하는 구급대원인데 구조를 하고 진압을 하란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에 '뉴스데스크'는 첫 보도 3일 후인 29일 CCTV 화면에 나왔던 소방관의 입장을 직접 듣는 [제천 소방관 반론 "현장에서 뛰어다니면 안 된다"] 리포트를 내보냈다. (링크)

손정은 앵커는 "(12월 26일) 보도 이후에 전·현직 소방관들의 지적이 있었다. 현장 지휘관은 불 끄러 들어가는 게 아니라 밖에서 전체 상황을 파악하고 지시하는 역할인데, 마치 시간을 허비한 것처럼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저희는 화면에 나왔던 그 소방관을 직접 만나서 입장을 들어봤다"고 설명했다.

29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반론보도 (사진='뉴스데스크' 캡처)

 

김종희 제천소방서 소방경은 "항상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자부하는 소방이었는데, 제가 현장 지휘관의 입장에서 더 이상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희들이 현장에서 절대 뛰어다니면 안 된다. 그게 매뉴얼이고 구조대원의 부상방지를 위해 항상 현장에서 걸어다니게 되어 있다. 근데 뉴스 멘트에는 대원들이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니는 투로 보도가 됐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고 밝혔다.

소방경의 반론 이후, 손 앵커는 "많은 분들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면서 거기에 응답하는 차원으로 당사자 의견을 전해드린다"고 덧붙였다. 박성제 MBC 취재센터장은 보도 직후인 29일 저녁 페이스북에 이 기사를 올리며 "달라지려는 노력의 하나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바꾸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1분 11초 분량의 리포트에는 '지적'이 있어 '수용'한다는 내용만 있었을 뿐, 처음 잘못 보도한 것에 대한 정정이나 사과가 없었다. 오보에 대한 '뉴스데스크'의 대응 방식이 부적절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뉴스데스크' 보도에 처음으로 문제제기를 했던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은 같은 날 공식 페이스북 글을 통해 "MBC뉴스 정말 비겁하다. 소방관 관련 보도 잘못에 대한 사과인지 정정인지 해명인지가 불분명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과 또는 정정 보도인줄 알았다. 그런데 아주 비겁하고 비열한 방식으로 어쩡한 멘트와 인터뷰로 일관했다. MBC가 소방관을 또 재차 이용하고 모욕했다고 보인다. 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천 화재 참사 종합 조사 끝나면 다시는 국민을 기만하고 소방관을 기만한 이런 중차대한 오보가 발생하지 않도록 언론중재위원회 회부 및 소방관 명예훼손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페이스북 캡처)

 

또한 경남도민일보의 김훤주 갱상도문화학교추진단장은 첫 보도부터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MBC가 '잘못 보도'한 것을 제대로 인정하고 바로잡지 않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단장은 "26일 보도는 오보였다. 구급대원 관련도 오보였고 현장 지휘관 관련도 오보였다. 둘 다 현장에 들어가면 안 되는 인력인데도 바깥에서 어슬렁거리기나 한다고 잘못 보도했다. 그러면 정정 보도를 해야 맞다. 그러나 MBC뉴스데스크가 한 것은 반론 보도였다. 그것도 구급대원 관련은 아예 깔아뭉갰다"고 썼다.

이어, "나는 12월 26일 허위 보도보다 12월 29일 엉터리 반론 보도가 훨씬 심각한 잘못이라고 본다. 왜냐고? 잘못 보도하는 잘못은 바로잡을 수 있다. 하지만 잘못한 보도를 슬그머니 깔아뭉개는 보도는 바로잡을 수 없다. 게다가 앞으로 계속 되풀이되기 십상"이라며 "나는 박성제 센터장이 이번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 같은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박 센터장은 김 단장의 비판글을 링크하며 "김훤주 선배님이 저를 무섭게 비판하셨군요. 제가 잘못했습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명백한 오보이고 그 오보로 소방관들의 명예가 실추 되었음에도 불구 하고 오보에 대한 언급 단 한번 없이… 그냥 당사자 인터뷰로만 끝?", "앞으로의 다짐만 할 것이 아니라 취재 및 보도과정/내용에서 있었던 실수와 과오를 인정하고 많은 국민들이 바로잡힌 보도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달라진 MBC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못 보도했으면 떳떳이 사과합시다" 등 시청자들 반응 역시 정정과 사과가 필요했다는 쪽이 더 우세했다.

"그 기자는 왜 현장의 화면은 사용하면서 그 소방관들에게 직접 질문하지 않았는지 의문", "이런 해명도 좋지만 애초에 방송을 내보낼 때 적확한 취재여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 부분은 많이 아쉬웠다. 잘 모르면 의욕만으로 내보내는 일 없기를" 등 처음부터 오보가 나지 않게 신중했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반면 "이렇게 발빠르고 시의적절한 반론보도 처음", "적어도 잘못된 기사 뭉개고 반론권 자체를 무시하는 기존 언론들의 태도보단 긍정적이라 생각", "오보 인정하고 깨끗이 정정 인터뷰 낸거는 기존 언론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 신선했다" 등 MBC의 대응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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