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 MVP 구슬(사진 왼쪽)이 올스타 동료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WKBL)
여자프로농구 구리 KDB생명의 구슬은 2015-2016시즌을 끝으로 농구공을 내려놓았다. 농구가 싫다고 했다. 하지만 코트를 떠난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농구가 그리워졌다. KDB생명은 올해 1월 임의탈퇴 조치를 취소하고 구슬의 복귀를 받아들였다.
프로 경력 5년차의 구슬에게 절실한 마음이 생겼다. 어느 때보다 굵은 땀방울을 많이 쏟아냈다. 그 결과 생애 처음으로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영광의 순간은 계속 됐다. 처음 나선 올스타전 무대에서 MVP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이다.
24일 오후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은 핑크스타와 블루스타의 100-100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무승부 규정에 따라 양팀에서 공동 MVP를 선발했다. 기자단 투표 결과 핑크스타에서는 총 17표를 받은 구슬이 16표를 획득한 자즈몬 과트미(부천 KEB하나은행)를 제치고 MVP의 영예를 차지했다.
구슬은 핑크스타 소속으로 총 16분동안 출전해 3점슛 4개를 터트리며 팀내 두번째로 많은 16점을 기록했다.
구슬은 MVP 발표 때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선수가 받을 줄 알고 축하해줘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깜짝 놀랐다. 올스타에 뽑힌 것도 믿기지 않았는데 MVP까지 받아서 많이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슬에게 2017년은 결코 잊지 못할 해로 기억될 것이다. 어렵게 코트 복귀를 결심했고 꿈만 같은 올스타 휴식기를 보냈다. 구슬은 "앞으로 모두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더 정신차리고 제 위치에 맞게 행동해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편, 블루스타에서는 모니크 커리(청주 KB스타즈)가 공동 MVP로 이름을 올렸다. 17점 11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활약한 커리는 WKBL 사상 최초로 세 차례나 올스타전 MVP에 등극한 선수가 됐다.
커리는 "너무 재밌었고 상까지 받아 기쁘다"며 "MVP 수상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이기고 싶었다. 가능하다면 연장까지 가서 누가 이길지 겨뤄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