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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 코비와 24번 코비, 모두 LA 레이커스 전설로 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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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A 레이커스 구단 트위터 캡처)

 


"어린 시절 나의 유니폼이 LA 레이커스 경기장 상단에 걸리는 꿈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유니폼 2개가 한꺼번에 장식되는 날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제게는 큰 영광입니다"

1996년 미국프로농구(NBA)에 데뷔해 20시즌동안 최정상급 선수로 활약한 코비 브라이언트의 유니폼 등번호 영구결번 행사가 19일(한국시간)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개최됐다.

행사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커리어 내내 몸담았던 LA 레이커스와 원정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전반전이 끝난 뒤 시작됐다. 그의 농구 인생이 담긴 한편의 애니메이션이 전광판을 통해 상영되는 사이 코비 브라이언트는 서서히 코트 중앙을 향해 걸어나왔다.

LA 레이커스의 전설이자 현재 구단 업무를 총괄하는 매직 존슨이 가장 먼저 나와 코비 브라이언트는 반겨줬다. 그는 "우리는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은 역대 가장 위대한 선수를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코비는 등번호 8번을 달고 세 차례, 24번을 달고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제2의 코비는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유니폼은 '레이커스의 목소리' 고 칙 헌 아나운서의 기념 유니폼 양옆에 자리했다. 데뷔 후부터 2006년까지 입은 8번 유니폼이 왼쪽에, 이후 은퇴할 때까지 착용한 24번 유니폼은 오른쪽에 걸렸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행사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8번보다 24번에 더 애착이 간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24번을 달았던 시절 훨씬 더 힘든 일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 시기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샤킬 오닐과 헤어진 뒤 홀로서기에 나섰을 때다. 그는 부상과 싸워가며 고군분투했고 24번을 달고도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지난 2016년 4월14일 유타 재즈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코트를 떠났다. "은퇴 경기에서 50점을 넣어봐"라는 옛 동료 샤킬 오닐의 농담을 받아 그보다 더한 60점을 몰아넣았다.

그는 역대 은퇴경기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웠고 또 최고령 60득점 선수가 됐다. 마지막 날까지 코비는 코비다웠다.

경기 후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코비 브라이언트는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맘바(코비의 별명)는 떠나겠습니다(mamba out)"이라는 말과 함께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이 장면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마지막 연설 때 "오바마 아웃"이라는 말로 패러디하기도 했다.

(사진=LA 레이커스 구단 트위터 캡처)

 



코비 브라이언트는 통산 3만3643득점을 기록해 마이클 조던을 4위로 밀어내고 NBA 역대 최다득점 부문 3위에 올랐다. 통산 5차례 NBA 우승을 경험했고 2번의 파이널 MVP, 1번의 정규리그 MVP 트로피를 받았다. 올스타전에는 무려 18번이나 출전했고 디펜시브 팀에도 12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2006년 토론토 랩터스와의 홈경기에서는 무려 81점을 몰아넣어 NBA 역대 단일경기 최다득점 2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데뷔 초기 '제2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리며 커리어 내내 마이클 조던과 비교됐던 코비 브라이언트는 그 경력을 농구황제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NBA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며 전설로 남게 됐다.

이날 행사에는 2000년부터 3년 연속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샤킬 오닐을 비롯해 데릭 피셔, 라마 오덤, 바이런 스캇 등 그동안 함께 뛰었던 동료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카림 압둘자바, 제임스 워디, 제리 웨스트 등 레이커스의 레전드들도 코비 브라이언트의 곁을 지켰다.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슈팅가드로 활약했고 2001년 NBA 파이널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던 앨런 아이버슨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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