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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노조, 릴레이 발언 240시간 달성 "9년간의 참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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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필리버스터 기록 넘겨… 총 참여인원 547명, 시청시간 8233시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5일 낮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일, 240시간 동안 진행한 '릴레이 발언'의 성과를 발표했다. (사진=김수정 기자)

 

고대영 사장 퇴진 및 방송 정상화를 내걸고 103일째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가 광화문 광장에서 '비리이사 해임 촉구' 릴레이 발언 240시간을 달성했다.

새노조는 15일 낮 12시,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 감사 결과 업무추진비를 사적용도로 쓴 것이 드러난 이사들의 해임을 촉구하며 지난 5일부터 24시간 내내 진행된 릴레이 발언은 오늘(15일)까지 열흘을 꽉 채웠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루어진 이어말하기 형태로는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 위해 한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로, 192시간 27분이었다. 새노조는 240시간으로 민주당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새노조는 한국기록원에 인증을 신청한 상태다.

오언종 아나운서를 시작으로 KBS 아나운서들이 포문을 연 '릴레이 발언'에는 총 547명이 참여했다. 새노조 노조원 534명과, 언론학자와 시민 13명을 더한 수치다. 새노조의 각 구역 및 지부 27곳이 전부 참여했다.

새노조 보도영상구역이 이 모든 과정을 촬영했고,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됐다. 새노조에 따르면 릴레이 발언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6만 9천 회였고, 댓글은 1만 1600건 달렸고, 좋아요 3800건이 눌렸다. 시청시간은 49만 4천 분(8233.3시간)이었다.

'KBS 비리이사 즉각 해임 촉구 릴레이 발언'에서 처음과 끝 발언자였던 KBS 새노조 오언종 아나운서와 박남용 광주전남지부장 (사진=새노조 유튜브 캡처)

 

김준범 대외협력국장은 "뜻깊고 감회가 남다르다. 100일 넘게 파업하면서 슬픈 일도 있었고 여러 가지 성과도 있었지만 대외적으로 가장 떳떳하게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릴레이 발언이 이어지다 보니 구성원들이 왜 파업하는지, 지난 9년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반성하고 속죄하는 일종의 참회록이 됐던 것 같다"며 "우려와 걱정 속에 시작했는데 뜨거운 성원, 호응 속에 참여가 진행됐다. 남은 투쟁 일정에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합원 240시간 릴레이 발언'을 발제했던 오수호 취재구역 중앙위원과 마지막 발언자였던 박남용 광주전남지부장도 나왔다.

오 위원은 "발언을 하면 떠날 수가 없다. (발언이 끝났다고) 가면 (다음 발언자 앞에) 사람이 없으니까 못 가고 1~2시간씩 더 서성였다. 그런 마음으로 똘똘 뭉쳐 새노조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라며 "공개적으로 발언한 만큼 들어가서도 이 약속을 꼭 지키는 마음으로 방송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밝혔다.

박 지부장은 "사실 지역의 구성원으로서, KBS 구성원으로서 속내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어 좋았다"며 "모든 걸 자율적으로 열어두었는데 필요한 발언을 스스로 준비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너무 고생많았고 정말 좋았다. 고맙다"고 말했다.

새노조 성재호 본부장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김수정 기자)

 

새노조 릴레이 발언 도중 단식 농성(12월 7일~12월 12일)을 벌였던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환균 위원장과 새노조 성재호 본부장도 발언을 보탰다.

"24시간 릴레이 발언한다고 했을 때 속으로 '미쳤구만, 미쳤어'라고 생각했다. 찬바람 부는데 어떻게 하자는 거지, 하고. 그런데 오늘로 10일, 240시간 이어말하기를 완수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정말 미쳤다. KBS를 바로잡겠다는 열정 때문에, 공영방송이 바로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열망으로 미쳤다. 우리를 미치게 하는 그 열망 때문에 우리는 꼭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_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

"릴레이 발언을 한 광화문 광장은 지난 겨울 대한민국을 바로세우겠다는 국민들이 함께 모여서 적폐청산을 외치셨던 그 장소였다. 그 적폐청산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우리 파업이라 더 뜻깊었던 것 같다. (…) 240시간 릴레이 발언을 마치는 것은 우리의 투쟁을 중단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이 릴레이 발언을 계기로 해 KBS를 망쳐온 이사회 체제를 해체하고, 나아가 고대영 퇴진의 길을 열 것이라고 생각한다. (…) 어떻게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공영방송으로 다시 세울지를 다함께 모여서 고민하는 작업에 돌입하겠다."
_ 새노조 성재호 본부장

방통위는 릴레이 발언 7일째인 지난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강규형 이사에게 해임제청을 사전 통보하기로 결정했다. 강 이사는 동호회 회식·애견카페 이용 음료비·배달식사·개인적인 식사 및 음료구입비 등으로 업무추진비 327만 3300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새노조는 이를 두고 "강 이사는 이달 안에 최종 해임될 것이 확실시된다. KBS 정상화를 위해 이제 남은 절차는 보궐이사 선임, 이사장 교체, 사장 해임안 의결 등"이라며 내달 마지막주를 고대영 사장의 해임 시기로 전망했다.

새노조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개입 혐의로 해임된 길환영 사장의 전례와 비교했을 때 약 한 달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1월 첫 주는 보궐이사 선임, 둘째 주는 이사장 교체, 셋째주는 해임제청안 제출 및 상정, 넷째주는 해임제청안 의결, 마지막주는 최종 해임된다는 설명이다.

(표=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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