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지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 중인 가운데 중국 경호원들이 한국 취재진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들은 "용납할 수 없다"며 관계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사건 당일인 14일 성명을 내어 "중국을 국빈 방문한 한국 대통령을 동행 취재하던 기자들을 폭행한 것은 용납될 수 없는 행위다. 언론의 자유를 탄압한 것은 물론 기자이기 이전에 인간을 모욕한 행위"라며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한다"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는 중국 정부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폭행 가담 당사자와 책임자를 처벌할 것,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한국 정부에는 "대통령의 경호가 최우선이겠지만 대통령의 국빈방문 일정을 동행취재하고 있는 기자들도 취재 과정에서 최소한 물리적 안전은 보장받아야 한다"며 적극적인 대응과 취재진의 안전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사진기자협회도 같은 날 성명을 내어 "대한민국 국민의 알권리를 대표해 취재 중인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고 집단 폭행한 것은 대한민국을 폭행한 것과 다름없다. 양국의 우호증진을 위해 국빈 방문한 대통령과 함께 온 한국 취재진을 이렇게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생각은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벌어진 중국 경호원들의 사진기자 폭행은 정말 상상도 해보지 못한 일이다. 전쟁터도 아니고 과격한 시위 현장도 아닌,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적인 행사에서 상대방 국가 기자에게 폭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할 수 있겠는가"라며 "중국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는 15일 성명에서 "중국 측 경호원들이 14일 취재 중인 한국 기자들을 무자비하게 집단 폭행한 것은 국제사회에 보편적인 언론자유를 짓밟는 폭거이자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야만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는 "정당한 취재 권한이 있는 기자들을 단순히 제지하는 수준을 넘어 무차별 구타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씻을 수 없는 심한 상처를 준 작태는 그 자체로 불법일 뿐 아니라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자유에는 취재의 안전이 포함된다는 점을 인식해 국빈 방문 수행단에 포함된 취재기자들의 기본적인 안전을 보장하는데도 각별히 유념해 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전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경제·무역파트너십이라는 민간 행사에 참석했다. 한국 기자들은 취재 비표를 지참한 채 혁신기업들이 모여있는 부스로 이동하는 문 대통령을 동행취재하려 했으나, 중국 경호원들이 과잉 제지하며 폭행이 벌어졌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12. 14. 현장 목격 기자 "항거불능 상태, 구둣발로 걷어차")이 과정에서 한 기자는 중국 경호원에게 멱살을 잡히고 넘어졌고, 다른 기자는 정당한 출입 요구를 제지하는 행동에 항의하다가 구타 당해 눈이 붓고 코피를 흘렸다.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려다 카메라를 뺏길 뻔한 기자도 있었다.
한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중국 경호원의 기자 폭행에 대해 "대통령이 굉장히 우려를 표명했다. 이 문제를 상당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이번 '기자 폭행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