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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석이조?' 심석희, 시상식에서 힐을 신지 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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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눈높이가 맞네' 심석희, 최다빈, 최민정, 김보름 등 동계스포츠 스타들이 14일 '제 6회 MBN 여성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수상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컷뉴스)

 

'제 6회 MBN 여성스포츠대상 시상식'이 열린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017년을 빛낸 여성 스포츠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와 세계 랭킹 1위의 유소연(메디힐·탑플레이상)과 대형 신인 최혜진(롯데·인기상) 등 골프 스타들은 물론 수영 접영 간판 안세현(SK텔레콤·최우수상), 휠체어펜싱 전국체전 4관왕 김선미(대원오지텍 온에이블 펜싱팀·페어플레이상) 등 수상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영예의 대상 수상자인 쇼트트랙 쌍벽 심석희(한체대)와 최민정(성남시청)을 비롯해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김보름(강원도청·우수상), 차세대 피겨 여왕 최다빈(수리고·영플레이어상) 등 동계 스타들도 내년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는 와중에 짬을 냈다. 이외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의 5년 연속 우승을 이끈 전주원 코치(지도자상)와 한국여자테니스연맹 양정순 전무이사(공로상)도 자리를 빛냈다.

선수들은 모처럼 땀에 젖은 운동복을 벗고 한껏 멋을 부렸다. 저마다 각양각색의 화려한 드레스와 하이힐을 착용하고 시즌 중에는 잘 드러내지 못했던 우아한 여성미를 뽐냈다.

다만 이들 중 유이하게 힐을 신지 않은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바로 심석희와 김선미다. 김선미는 한쪽 다리가 불편해 굽이 높지 않은 구두를 신었다. 그런데 심석희의 구두 역시 여성들이 편하게 신을 수 있는 굽 높이였다. 이날은 드레스에 맞는 구두를 신는 게 어울리는 시상식인 만큼 다른 선수들은 힐을 신었다.

심석희가 14일 여성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개인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 사진은 테이핑(빨간 원)을 한 발목에 낮은 굽의 구두를 신은 모습.(사진=노컷뉴스)

 

일단은 큰 키 때문이다. 173cm의 심석희는 이날 선수 수상자 중 최장신이었다. 공로상을 받은 전주원 코치(176cm) 다음이다. 때문에 드레스와 힐이 맞지 않았다. 높은 굽의 구두를 신을 경우 드레스가 다 가려주지 못해 발이 드러날 수 있었다.

심석희는 "발에 테이핑을 했다"고 부끄럽게 웃었다. 그의 에이전트 갤럭시아SM 이일규 부장은 "원래 일반 여성의 키면 이 드레스가 바닥에 충분히 끌릴 정도가 되지만 심석희의 키가 좀 크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매너 구두'가 됐다. 만약 심석희가 힐까지 신으면 혼자만 껑충 커보일 수 있었다. 단체 촬영 등 다른 수상자들과 대비돼 구도가 좋지 않을 수 있었다. 최근 프로농구 선수의 경우 상대적으로 작은 여자 아나운서와 인터뷰에서 양 발을 쩍 벌려 눈높이를 맞추기도 한다. 이 부장은 "그런 의도도 없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이날 시상식 뒤 인터뷰에서 심석희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지나가는 낙엽에도 조심하며 몸 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부상을 조심한다는 뜻이다. 의도치 않게 이날 보통 구두는 발목이 꺾이는 등 혹시라도 모를 부상에도 대비한 모양새가 됐다.

키가 커서 시상식에서 힐을 신지 못했던 심석희. 고된 훈련과 경기로 테이프가 감긴 영광스러운 발목은 힐보다 아직은 스케이트가 어울릴 터. 내년 평창에서 힘찬 질주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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