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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요즘 친구들에게 '양파'는 낯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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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양파(사진=RBW 제공)

 

"난생 처음으로 '스밍'(스트리밍의 준말로 음원을 반복 재생한다는 뜻)이라는 걸 해보고 있어요. 제 생에 이런 날이 올 줄이야…". 가수 양파(본명 이은진)는 최근 진행된 컴백 기념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활짝 웃었다.

'세기말'인 1997년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뎌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가수, 게다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펼치는 것이 6년 만인 가수이니 음원 차트에서 실시간으로 경쟁을 펼치는 일이 낯설 법도 하다.

양파는 '애송이의 사랑'으로 데뷔와 동시에 큰 사랑을 받았다. 이 곡이 수록된 정규 1집은 여자 솔로 가수로서는 이례적으로 80만장 이상의 높은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이후 양파는 '아디오스(Adios)', '사랑..그게뭔데', '아디오(A`ddio)', '알고 싶어요' 등의 히트곡을 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활동을 제대로 펼친 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이전 회사와의 소송 등으로 온전히 음악에만 집중할 수 없었던 탓이다.

"데뷔 20년차 가수라고 하기엔 뭔가 부끄러워요. 정말 많은 결과물을 낸 가수여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했고, 성장 역시 더디게 한 것 같아서요. 회사와 관련한 아픔이 많다보니 컴백이 계속 늦어졌고, 새로운 둥지를 틀기도 쉽지 않았어요. '혼자 해야겠다'고 생각한 시기도 있었죠.

그 시기에 MBC '나는 가수다3(2015)'에서 손을 내밀었는데, 혼자 경연에 임하면서 너무 힘든 점이 많았어요. 그때 다시 '둥지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오랜 음악 동료이자 친한 오빠인 김도훈 작곡가 회사(RBW)로 들어가게 되었죠."

 

브리티시 팝 발라드 장르의 신곡 '끌림'은 새 둥지를 튼 양파의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알리는 곡이다. 양파는 소속사 대표이자 히트 작곡가인 김도훈 작곡가가 쓴 멜로디에 "그리운 사람과의 재회를 기다리는 설렘, 다시 만난 연인들의 떨림"을 주제로 한 노랫말을 직접 붙였다.

"컴백할 때가 왔다고 느꼈을 때 '어떤 노래를 쓸까' 보다 '어떤 노랫말을 쓸까'라는 생각 먼저 떠올랐어요. 그 어느 때보다 가사가 중요한 시대잖아요. 저도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는 가사를 쓰고 싶었어요. 요즘 10대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위로가 필요한지는 잘 모르니, 저와 비슷한 또래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써보자고 생각했고요.

그렇게 옛 연인의 전화에 다시 설레는 감정을 표현한 '끌림'의 가사가 만들어졌어요. 예전 같았으면, '너 없이는 못 살겠어' '내 사랑은 너 뿐이야'로 끝을 맺었겠지만, '시간나면 얼굴이나 볼래?' 정도로 끝을 맺었죠. 일상에서 대화하듯이 가사를 써야 더 직관적으로 들리고 장면이 쉽게 떠오를 것 같았거든요. 그게 요즘 트렌드인 것 같기도 했고요."

'조금만 더 가까이 내 곁에 있어줘 / 널 사랑하는 만큼 기대 쉴 수 있도록~' ('애송이의 사랑(1997)' 中), '대체 니가 뭔데 날 울려 날 울려 / 어떻게 니가 날 떠나가~' ('사랑..그게 뭔데(2007)' 中).

 

그간 양파는 애절한 보이스가 돋보이는 곡들로 음악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하지만 이번 신곡 '끌림'에서는 특유의 애절함을 조금 덜어냈다. '끌림'은 귓가에 속삭이는 듯하면서도 힘이 실려 있는 양파의 색다른 보이스가 귀를 잡아끄는 곡이다.

"의도적으로 노력해서 창법을 바꿔봤어요. 한 가수가 한 목소리를 우직하게 계속 유지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때그때 곡의 분위기와 가사 내용에 맞춰 다른 페르소나가 되어보는 것도 재밌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대중에게 잘 알려진 양파의 히트 발라드곡들은 특별한 저만의 창법으로 불렀지만, 그간 수록곡들을 통해 록,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며 꾸준히 실험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기도 했고요."

앞서 언급했다시피 양파는 화려한 성적을 낸 가수다. 2007년에는 6년이라는 긴 공백을 뚫고 돌아왔음에도 지상파와 케이블 음악 방송에서 1위 트로피를 따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양파는 "순위에 대한 욕심은 어느 정도 내려놓은 상태"고 했다.

"음악 시장 흐름이 엄청나게 바뀌었더라고요. 새롭게 떠오른 얼굴들도 많은 것 같고요. 이제는 순위를 논할 단계가 아니게 된 것 같아요. 인지도 면에서도 많이 떨어져있고요. (차트를) 객관적인 시선에서 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너무 상처받으면 안 되니까요.(미소).

그래도 요즘 '역주행' 같은 현상들이 말하고 있는 것은, 노래가 좋으면 언제든지 사람들이 찾아 듣는다는 얘기니까. 진실 되게, 진솔한 마음을 가지고 꾸준히 다시 음악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비슷한 시기 데뷔했던 동료 가수들이 오랜 시간이 흐른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H.O.T.가 '학생 가수'로서는 제일 먼저였고, 이후 이기찬, 이지훈, 그리고 제가 데뷔했죠. 그 뒤로 젝키, S.E.S., 신화가 나왔고요. 거의 다 동년배인데 아직까지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TV를 통해 다시 뭉쳐 활동하는 모습이나 결혼해서 사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고, 아직도 같이 걸어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그때 함께했던 사람들이 아무도 없으면 저도 '별로'가 될 수도 있잖아요. (웃음). 지금도 같이 함께 나아가고 있는 것이 모두에게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오랜 시간 감성을 공유한 팬들이 있다는 점은, 양파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자산이다.

"고등학생 가수로 일찍 데뷔했어요. 지금 돌아봤을 때 감사한 것은,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저라는 사람에 대한 기억이 담겨있는 거예요. '중학교 배치고사 칠 때 언니노래 들었어요' '군대있을 때 '애송이의 사랑' 정말 많이 들었어요' 같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묘해요. 그분들의 인생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랄까. '양파'라는 사람 때문에 모여 친해진 분들도 있고, 심지어 결혼을 하신 분들도 계세요. 어느 날 문득 '우와' 싶더라고요. 억지로 한 게 아니고 꿈을 꾸고 직업을 가졌는데, 우연히 따라서 온 것들이니까요. 일찍 데뷔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양파는 애초 데뷔 20주년을 맞아 정규 6집을 내려고 했으나, 음악 시장의 흐름에 맞춰 '끌림'을 싱글로 먼저 내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많은 곡을 들려주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는 양파는 '끌림'을 시작으로, 새 정규 앨범의 수록곡들을 세상 밖으로 꺼낼 예정이다.

"요즘 친구들에게 2017년 버전으로 업데이트 된 양파라는 사람을 보여주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할 거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1년 정도로 시간을 잡고, 정규 6집 수록곡들을 차근차근 들려드리자고 생각했죠. '월간 윤종신' 같은 느낌으로요. 아마 콜라보레이션 형식의 곡이 많을 것 같아요. 나얼 씨와 윤종신 씨가 참여한 곡은 막바지 편곡 작업에 한창인 상태이고요. 좋은 음악으로 오랫동안 사랑해주신 팬들에게 보답해 드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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