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한선교, 홍문종 의원(좌로부터/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결선투표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막판까지 후보가 난립했던 상황은 비박계 김성태(3선·서울 강서을) 의원과, 중립지대를 표방한 한선교(4선·경기 용인병) 의원, 친박계 홍문종(4선·경기 의정부을) 의원의 3파전으로 최종 정리됐다.
이번 선거는 당 소속 의원 대상이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자가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현재로선 '김성태 우세론'이 나오지만, 결선투표가 진행돼 한·홍 의원 단일화 효과가 발동될 경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 결선투표 땐 '친홍 복당파 對 비홍 잔류파' 구도 발동 가능성
'김성태 우세론'은 당의 위기상황에 근거한다.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김 의원만 확실한 비박계다. 이주영·조경태 의원과 단일화에 성공한 한 의원은 표면적으론 '화합형 중립후보'를 표방하고 있지만, '원조 친박(원박)'이라는 빛 바랜 꼬리표가 붙어있다. 유기준 의원과 10일 막판 단일화를 이룬 홍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계다.
탄핵과 대선 패배에 따른 당 위기의 책임론에 휩싸인 친박계가 다시 전면에 나설 경우, 한국당으로선 부담스럽다는 여론이 김 의원을 뒷받침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 의원도 10일 기자회견에서 "다른 후보는 사실상 기존의 친박, 그리고 범(凡) 친박에 해당하는 계라고 본다"고 자신의 비교 우위를 설명했다. 그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해 승부를 짓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한 의원과 홍 의원은 결선투표를 노리고 있다. 이들은 결선투표에 둘 중 한 사람만 올라갈 경우, 지지를 해주자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결선투표를 통한 '자동 단일화'인 셈이다.
선거 전 단일화가 아닌 이 같은 방식이 거론되는 이유는 한 의원의 의중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원박'으로 불렸지만, 친박 핵심세력에 포함되지 못했던 한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중립지대 후보임을 표방하며 계파 화합과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 견제를 내세워왔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 전 섣불리 친박계와 손을 잡아 '친박 연대' 프레임에 자신을 가두기 보다는, '중립성향에 가까운 비홍(비홍준표) 잔류파'라는 확장성을 유지해 복당파이자 친홍으로 비춰지는 김 의원의 우세론을 뒤집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통화에서도 "중립지대 단일화 후보가 됐는데, 친박계와 단일화를 하면 원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친박계에 선을 그은 바 있다.
◇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눈치 싸움' 치열한국당의 원내대표 경선은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가 짝을 지어 뛰는 '러닝메이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원내대표 후보들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파트너를 구하느라 막판까지 치열한 '수 싸움'을 벌였다.
특히 김성태 의원은 이날 친박계 함진규 의원(재선·경기 시흥갑)을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분명 비박이고, 함 의원은 친박이었다"며 "조합은 이렇게 이뤄져야 계파청산"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으로선 원내대표가 될 경우 추가 친박청산에 나서 당 분열을 자초할 것이라는 당내 일각의 우려와 복당파라는 점이 표심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파트너로 '친박 잔류파'를 택함으로써 자신이 화합형 후보라는 논리를 강화한 것이다.
한 의원은 단일화 경쟁상대였던 이주영 의원(5선·경남 창원마산합포)을 파트너로 삼았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중립지대를 표방하는 이 의원과 짝을 맺어 확장성을 유지하는 한편, '수도권 원내대표·PK 정책위의장' 조합으로 지역 안배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도 이날 계파색채가 상대적으로 옅은 이채익 의원(재선·울산 남구갑)을 파트너로 발표하며 지역 안배를 고려한 조합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