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노보드 간판 이상호(왼쪽)와 선구자 역할을 해낸 이상헌 대표팀 감독.(자료사진=노컷뉴스DB)
한국 스노보드 간판 이상호(22 · 한국체대)가 올 시즌 첫 대회부터 정상에 오르며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우승의 꿈을 키웠다.
이상호는 9일(현지 시각) 독일 호흐퓌겐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유로파컵 스노보드 평행대회전(PSG)' 1차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실뱅 뒤푸르(프랑스)에 대역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로파컵은 월드컵보다 한 단계 아래의 대회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이탈리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정상급 선수가 대거 출전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제시 제이 안데르손(캐나다), 2014년 소치올림픽 스노보드 2관왕 빅 와일드(러시아), 지난 시즌 세계 랭킹 1위 라도슬라프 얀코프(불가리아) 등이다.
하지만 신성 이상호가 이들을 모두 제쳤다. 예선 33초30으로 1위를 차지한 이상호는 16강에서 안데르손을 제치더니 8강에서도 와일드를 누르는 기염을 토했다. 4강에서 마우리지오 보르모리니(이탈리아)를 힘겹게 따돌린 이상호는 결승에서도 짜릿한 역전 레이스로 우승을 완성했다.
경기 후 이상호는 "시즌 첫 경기를 우승으로 마무리해 홀가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수의 세계 랭킹 상위권 선수가 출전했지만 이번 경기로 비시즌 준비가 잘 됐다는 걸 확신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지금처럼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올림픽에서도 최대 기량이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상헌 감독은 "올림픽 시즌 첫 국제대회를 우승으로 마무리해 기분이 좋다"면서 "올림픽에 맞춰 준비한 만큼 당당하게 대한민국이 설상 종목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