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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크레인 노동자는 왜 죽음으로 내몰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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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위험한 일 자주 시켜 하기 싫댔는데 생계 때문에"

9일 오후 1시14분쯤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 40t 짜리 크레인이 무너지면서 3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사진=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9일 용인 크레인 붕괴 사고로 숨진 고(故) 김한진(55)씨는 "윗사람이 일을 무모하게 시켜 현장에서 사람이 자주 다친다. 일 나가기 싫다"고 가족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지 수일만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10시쯤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한진씨의 처형 김모(58)씨는 "주변에서 위험하면 일 하지 말라고 했다"며 "그런데도 제부가 가족 생계가 걸려있으니까 먹고 살려고 일을 계속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타워크레인을 해체하거나 조립하는 일을 20년 넘게 해 온 한진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는 20대 아들과 딸을 두고 있다. 아내는 의정부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김씨는 "동생이 다리가 아파 쩔뚝거리면서 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며 "제부는 아내에게 용돈 달라고 말하기 미안해 일을 나간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장소장 같은 사람들이 해서는 안 되는 위험한 작업을 자주 시켰다고 한다"며 "이런 말을 일주일 전에 듣고 이틀 전에도 만나 들었는데, 결국 사고가 났다"고 했다.

김씨는 "부상자도 있다길래 사실이 아니길 바라고 왔는데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며 "이게 다 공기를 짜 맞추려다 무리한 일을 시켜 사고가 난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제부는 새벽 5시에 준비하고 나가서 저녁 늦게 들어올 정도로 부지런하고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강했다"고 말했다.

앞서 9일 오후 오후 1시14분쯤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 D업체의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 높이 85m 규모 타워크레인이 붕괴됐다.

이 사고로 크레인 위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7명이 75m 아래로 추락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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